한일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참여하고 있는 강혜원이 한국 연습생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밤 방송한 엠넷 ‘프로듀스 48’ 말미에 공개된 연습생 중간 순위에서 전체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연습생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이다. 1위는 미야자키 미호, 2위는 ‘내꺼야’ 센터 미야와키 사쿠라다.
강혜원의 상승세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그의 높은 인기는 단순한 실력 보다는 의외의 반전 매력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강혜원은 첫 방송에서 뛰어난 미모로 좌중을 사로잡았지만 부족한 춤과 노래 실력에 F등급을 받았다. 이후 ‘내꺼야’ 등급 평가에서도 다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쳐지나가는 연습생 중 한명에 불과했다. 실제 연습생들은 그룹 배틀평가에서 아무도 그를 자신의 조로 지목하지 않았다.
반전이 일어났다. 일본 연습생과 함께 한 ‘붐바야2조’는 예능 프로그램에 걸맞는 재미있는 서사를 만들었다. 한국연습생으로 이뤄진 ‘붐바야1조’와 달리 실력은 부족하지만 한일 케미를 보여준 붐바야2조가 역전극을 벌이면서 드라마틱한 반전을 만들었다.
붐바야2조는 이미 경연이 TV로 공개되기 이전 온라인 상에 나온 후기로 인해 큰 관심을 끌었다. 당시 후기를 작성한 한 네티즌은 붐바야 2조에 대해 “눈 가리고 손틈새로 봤다. 이 퍼포먼스를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다면 아학 루키 그 이상의 대재앙이 엠넷을 폭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알아들을 수 없는 제 3국의 언어가 현장에 난무하고 랩인지 반야심경 EDM리믹스인지 모를 정체모를 리듬이 하늘에 떠다니는 괴기스런 무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관련 후기는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크게 자아내게 했고, 붐바야 2조에 참여했던 에리이의 네이버 직캠 조회수는 미야와키 사쿠라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할 만큼 화제를 끌었다.
붐바야 2조에 참여한 강혜원은 초기 절망스런 상황을 극복하고 스스로 랩을 하겠다는 등 의지를 보이면서 네티즌들로부터 ‘지옥에서 온 청순래퍼’라는 애칭까지 얻게 됐다.
이후 일본 연습생 사토 미나미와의 절친 케미도 방송의 재미를 더했다. AKB48그룹에서도 연구생 신분인 사토 미나미에게 자매 못지 않은 친밀감을 보이면서 대중들의 맘을 사로잡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강혜원 연습생에 대해 ‘시즌 1의 김소혜’와 비슷하다고 하지만 엄연히 캐릭터가 다르다는 평가가 대세다. 강혜원 연습생은 스스로 자신의 분량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제2의 소혜’가 아니라 ‘제1의 강혜원’이라며 프로듀스48 인기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한편 이날 공개된 데뷔조 순위 발표는 8회와 비교해 등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등은 미야자키 미호, 미야와키 사쿠라가 2위에 랭크됐다. 3등은 강혜원, 4등 타케우치 미유, 5등 이가은, 6등 시타오 미우, 7등 야부키 나코, 8등 장원영, 9등 혼다 히토미, 10등 안뮤진, 11등 권은비, 12등은 이채연이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