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은 고공행진하면서 서울 엑소더스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비싼 주택 매매가(혹은 분양가)와 전세난이 겹치자 서울 밖이지만 살기 좋은 신도시 혹은 수도권 구도심으로 집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높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서울과 인접하거나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한강신도시를 비롯한 김포시는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고 수도권 북부 부동산 시장에서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몇 년 전까지 냉랭했던 용인시 일부 지역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개통 호재로 조금씩 시장이 살아나는 추세다.
◇ 서울 집값, 천정부지 상승세…서울 엑소더스 심화
서울 집값이 정부 규제(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정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서울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다양한 부동산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과열된 시장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8·2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16.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연간 상승률 2013∼2014년 0.7%, 2014∼2015년 5.5%, 2015∼2016년 6.2%, 2016∼2017년 12.4%를 크게 웃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서울 엑소더스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7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 지역 인구 순유입은 마이너스(-) 9401명이다. 서울을 들어온 인구 보다 빠져나간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이다.
결국 내집 마련 수요자들을 수도권 주변 일대로 밀려나는 상황이다. 내집 마련을 위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을 수 밖에 없다. 판교, 위례도 현재 강북권 아파트 매매가 보다 높기에 대체 주거지를 수요자들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서울 접근성이나 교통 호재가 있는 곳을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수도권 지역은 서울의 전세금으로 주택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3㎡당 1420만원이다. 반면 수도권(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1108만원이다.
◇ 서울 전셋값에 내집 마련…김포·용인 등 대체주거지 부상
치솟는 서울 아파트 가격으로 인해 수도권 내 대체주거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강신도시 등 김포가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수요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김포시는 몇 년 전까지 ‘미분양 늪’이라는 오명을 들어왔으나 마곡지구 지역 기업 입주가 이어지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마곡지구에 속한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아파트 전셋값은 3.3㎡ 당 약 1382만원에 달한다. 반면 경기도 김포시 평균 매매가격은 3.3㎡ 당 983만원 수준이다. 지난 2016년까지 부진하던 청약 경쟁률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김포에서 분양에 나선 전체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5.15대 1을 기록했다.
주택가격도 몇 년 새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2015년 1월 김포시 평균 3.3㎡당 796만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3.3㎡ 당 980만원이 넘은 상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기업 입주가 본격화 되면서 거리상으로 인접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김포 지역으로 사람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일부 지역도 주목받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는 지난 2016년 신분당선 개통 이후 주택 가격이 상승했고, 일부 주춤하던 지역도 교통호재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앞으로 개통되는 용인 구성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들은 GTX 호재로 관심 받고 있다.
경기도의 승인절차 진행중인 2035 용인도시기본계획(안)에서는 용인의 경제 도심을 기흥구 보정동 일대의 용인GTX 구성역으로 설정했다. 주요 시설은 2021년 GTX 용인역 개통과 함께 마북동 경전철 구성역, 보정역 인근에 GTX와 고속버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승센터가 조성된다. 때문에 인근 지역의 부동산 시장의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미분양 물량도 급격히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용인시 미분양 물량은 568개로 지난 2016년 1월(6870개) 대비 급격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본부장은 “용인시는 최근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GTX 호재도 있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