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일하는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보호장비 없이 살충소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사진)이 19일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공항에서 300여건의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 성분이나 유해성 정도가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다. 

대한항공에서 사용하는 호주C사의 살충소독 스프레이는 국내 기준보다 많은 Permethrin(퍼메트린, MSDS물질)을 2% 이상 포함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화물칸을 소독하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 노동자들은 보호구조차 없이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해당 스프레이는 호주에서 들여오는 있지만 통관내역도 없고 식약처에 의약외품 등록이 되지 않아 대한항공이 국내법에 맞게 등록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통관절차를 무시하고 출국장 밖에서만 사용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각 항공사별 비행기 시트접착제 성분 현황을 살펴본 결과 작년 대한항공 시트접착체에서 발견돼 충격을 줬던 생식독성물질이 포함된 접착제를 타 항공사들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해·화학물질의 경우 그 성분이 누락되거나 유해·위험물질의 목록에서 누락된 경우 안전성이 검증될때까지 사용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수차례 보건진단과 감독에도 여전히 보호구 없이 살충소독을 하는 대한항공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있다. 생식독성물질이 포함된 시트접착제를 타 항공사들이 쓰고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근로감독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항공기 살충 소독제는 관세법 상 수입품이 아니며 ‘통관절차를 무시하고 출국장 밖에서만 사용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입장을 밝혔다.

관세법 제239조(수입으로 보지 아니하는 소비 또는 사용)에 의해 기내 살충소독제는 항공기 내에서 사용하는 기용품(機用品)에 해당한다. 수입제품으로 보지 않는 통관의 예외 적용되기 때문에 통관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도 항공기 살충 소독제는 ‘약사법 제 42조’의 ‘의약품 등의 수입허가’ 품목이 아니다. 이에 따라 식약처의 허가 및 신고 물품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대한항공 측은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호주 및 뉴질랜드는 자국에 입국하는 항공기에 2% 페머트린 함유 기내 소독제 사용을 규정하고 있다"며 "화물칸 소독 시 보호장비 착용과 관련해서는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