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깃든 불국사역, 추억의 명소로 거듭나

100년 역사 깃든 불국사역, 추억의 명소로 거듭나

기사승인 2018-10-24 17:02:36

 

경북 경주 불국사역이 올해 영업 시작 100주년을 맞았다.

코레일 대구본부에 따르면 오는 11월 1일은 불국사역이 영업을 시작한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불국사역은 일제 식민지시대에 건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 전통 건축양식을 도입한 역사(驛舍)로 유명하다.

코레일에서 철도기념물로 지정한 역이기도 하다.

코레일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철도 유물을 철도 기념물로 지정,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한때 전통 건축양식으로 건축된 전주역, 남원역, 수원역 등이 있었지만 현재 경주역과 불국사역만이 남아있다.

불국사역은 오랜기간 민간위탁으로 경영해 왔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거의 폐역이나 다름없었다.

2017년 12월 1일 홍만기 불국사역장이 부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홍 역장은 고객들의 불편사항을 직접 조사해 직원들과 함께 쾌적하고 아름다운 역 가꾸기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금은 다양한 층의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홍 역장의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관광객 대부분이 불국사와 석굴암만 둘러보고 돌아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그는 역 광장에 대형 관광안내도를 설치, 주변의 다양한 볼거리를 관광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재 관계기관과 협의중이다.

최근에는 불국사역을 찾는 유치원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대형 액자에 담긴 '기차의 변천사', '철도의 역사', '한국철도가 걸어온 길' 등의 자료를 보기 위해서다.

기차를 보고 즐거워하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맞이방을 작은 철도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홍 역장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또 100년 역사를 함께한 향나무를 다듬고 유휴지에 형형색색의 꽃을 심어 고객들의 소중한 추억을 담는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이와 함께 느린 우체통을 설치, 사랑의 편지쓰기 등의 이벤트를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추억의 명소로 거듭난 불국사역이지만 근심거리가 생겼다.

아쉽게도 2020년 신노선이 개통되면 폐선될 위기에 처해 앞날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불국사역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폐선 대신 불국사역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해남부선 출발역인 부전역~불국사역까지 그대로 운행하고 불국사역에서 보문단지까지 새로운 선로를 놓아 보문역을 신설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

홍만기 불국사역장은 "요즘 고객들로부터 폐선을 막아달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면서 "학창시절 설레임 가득한 수학여행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불국사역이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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