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도 3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영업이익 분기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기아차는 전년대비 흑자전환했지만 전년 적자는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현대차의 ‘어닝쇼크’ 만큼이나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실적이 악화되면서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콘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3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액은 작년보다 0.2% 하락한 14조743억원, 영업이익은 1173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흑자전환했지만 작년 3분기 통상임금 비용의 반영이라는 특수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또한 3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밑돈 것은 물론 전 분기 3526억원과 견줘도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0.8%에 그쳤다.
3분기 수익성 악화는 외부 요인에 자동차 품질 활동과 관련한 일시적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외적으로는 원화 강세와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 약세 등 경영 환경 악화가 작용했다.
고객 예방안전을 위한 에어백 제어기 리콜, 이미 판매된 일부 차종에 대한 자발적인 엔진 진단 신기술 'KSDS' 적용 등에 따라 약 28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KSDS 적용은 예방적 품질 투자로서 앞으로 품질 관련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실적 발표한 현대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은 24조433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2%에 그치며 작년 동기보다 3.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3분기 미국발 무역 갈등으로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실적 부진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어백 리콜 비용을 충당금으로 처리하면서 일시적 요인이 발생한 점도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고객 예방 안전을 위한 품질 활동과 월드컵 마케팅 활동 등 일시적 비용이 3분기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분기는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된 시기였다"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0~20% 가량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현대모비스도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모비스는 올 3분기 매출액 8조4273억원, 영업이익 4622억원, 당기순이익 4497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3.9%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5.1%, 6.8% 줄었다.
3분기 누계로는 매출 25조5052억원, 영업이익 1조4433억원, 당기순이익 1조4684억원을 기록했다.
완성차의 생산물량이 줄고 북미 오하이오공장이 후속차종 생산 준비를 위해 일시적 생산 중단에 들어감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다고 현대모비스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환율 하락과 에어백 제어기(ACU) 리콜에 대한 충당부채 설정 등에 따른 3분기 판매보증비 증가도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핵심부품과 전동화 부문 매출은 실적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핵심부품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19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전동화 부문 누적 매출은 1조92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9% 늘었다. 3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핵심부품과 전동화 부문의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며 "4분기에는 완성차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레이더 등 독자개발한 ADAS 센서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수주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