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己亥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둔화와 철강 전후방산업(자동차·건설업) 부진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 리더들이 신년사를 통해 “위기 극복에 혁신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심화되면서 내수와 수출시장이 모두 위축됨에 따라 유효한 돌파구로 ‘혁신’을 제시한 것이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그룹 등 철강업계 수장들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혁신을 통한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올해 철강업계는 내수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우선 내수 시장에서는 전방산업인 자동차·조선·건설업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 산업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판매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글로벌 선박수주 1위를 탈환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2016년부터 시작된 ‘수주절벽’ 여파로 내년까지는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건설업 경기는 더욱더 어렵다. 올해 건설수주가 최근 5년 중 최저치로 하락한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건설 수주 총액을 160조원으로 집계했는데 지난해 144조, 올해 건설수주는 135조원으로 5년 내 최저치를 찍을 것으로 예측한 상태다.
글로벌 시장 역시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는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둔화되고 있다. 게다가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는 현재진행형이다. 현재까지 EU(유럽연합), 캐나다, 터키, 인도 등 여러 국가가 한국산 철강을 포함한 수입산 철강 제품을 겨냥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한국 철강업계에게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처럼 내수도, 수출도 점점 어려워지는 현 상황을 돌파하는 해법으로 철강업계 수장들이 ‘혁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승풍파랑’(乘風破浪)을 새해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원대한 뜻을 이루기 위해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간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철강사업에서는 수요 정체와 가격하락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판매 확대 ▲끊임없는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주문했다.
또한 비철강사업에서는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중인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의 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 ▲기술개발 ▲제품개발 ▲고객 다양화 등을 집중 강조했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통한 사업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세 가지 전략 방안으로 ▲중장기 전략 실행체계 구축 ▲글로벌 사업기반 강화 ▲신뢰와 소통의 문화 확산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기반 강화에 있어서 강재 기술역량 강화와 고객대응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자동차강판 판매를 확대하고, 특수강 사업을 완전 정상화함으로써 자동차 소재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동국제강의 장세욱 부회장도 지난 2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시무식을 통해 2019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장 부회장은 각 직원의 혁신을 통한 역량 강화만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앞서 2016년 창립기념식에서 100년 기업의 키워드로 ‘부국강병’을 제시했다”며 “부국강병의 핵심은 임직원 개개인의 경쟁력이다. ‘일하는 방식의 재점검’, ‘소통과 몰입’, ‘멀티스페셜리스트’ 3가지의 키워드 등, 임직원 개개인 역량이 발전해야만 우리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부회장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은 솔로몬이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준 글귀”라며 “이 말에는 현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하라는 지혜가 담겨 있다. 시황이 좋든 나쁘든 이 시간은 지나갈 것이고 미래의 결과는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역시 “아무리 치열한 전장(戰場)에서도 승자(勝者)는 있기 마련이다”라며 “고난이 확실해 보이는 2019년 출발 선상에 있지만 강철 같은 의지와 신념을 품고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한다면 아무리 큰 난국이라 할지라도 거뜬히 돌파해 나갈 수 있고 승자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한 혁신 방안으로 ▲시장경쟁력 강화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 대응 ▲위기 속 숨은 기회 찾기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은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생각만 하는 천재보다 행동하는 바보가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천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은 누구의 아이디어가 더 좋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실천하느냐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