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의문의 남자 '함 씨'를 둘러싼 실종사건에 대해 추적했다.
지난 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소소하지만 행복했던 지난 20년이 마치 꿈같다는 김정욱 씨(가명). 다정했던 아내와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세 명의 예쁜 딸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담겼다.
5년 전 여름, 집으로 처음 방문했다는 함명주 씨(가명). 김 씨는 같은 교회를 다녔고, 명문대 출신에 심지어 딸들의 공부를 공짜로 가르쳐주기까지 해 함 씨가 그저 고맙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에게 믿기지 않은 제안을 받았다. 그것은 바로 함 씨를 집안에 들여 살게 하자는 것. 남편 몰래 생긴 채무를 함 씨가 대신 갚아주면서 그가 지낼 곳이 없어졌다는 것이 바로 이유였다. 당장 함씨에게 내줄 돈이 없어 동거를 시작했지만 왠지 모를 불길함에 바쁘게 돈을 구하던 남편 김 씨에게 아내는 더욱 당황스러운 제안을 했다.
"집사람이 그러는거예요. 돈이 생겨도 함 씨(과외교사)를 내보내지 말자고."
결국 '함 씨와의 동거'에 대한 갈등으로 아내와 큰 싸움이 벌어졌고, 김 씨는 아내에게 폭행을 가하고 말았다. 아내에게 분노를 표출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전인 그날 밤, 딸들과 아내 그리고 함명주는 남편 김 씨를 집에 남겨둔 채 떠나버렸다.
그 후 금방 돌아올 것 같았던 네 모녀의 소식을 이상하리 만큼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어 답답해하던 정욱 씨는 몇 개월 뒤 갑작스럽게 아내의 사망 소식을 듣 됐다.
새벽녘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아내를 처음 발견했다는 남자는 같이 집을 나갔던 딸들의 과외교사 함 씨였다. 아내의 장례식이 끝난 후 돌아올 것 같았던 세 자매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이유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그대신 집 대문을 두드리는 것은 아내와 큰딸과 둘째딸의 이름으로 빌린 대출 연체 고지서들이었다.
딸들에게는 알 수 없는 대출 외에도 한 사람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세 자매는 왜 갑작스럽게 큰돈이 왜 필요해진 걸까? 세 자매는 집으로 들어오라는 김 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몇 번씩나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가며 김 씨와 친척들에게 연락해 숙식비를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에게 뿐만이 아니라, 주변 친구들에게도 돈을 빌렸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게 되었다. 아이들은 사라지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불안한 소식에 정욱 씨는 실종 신고를 한 후, 경찰서를 드나들던 중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됐다.
"(함명주(가명)와 관련된 실종대상자 검색해보고 했더니 000라는 사람이 있는데, 000도 실종이에요. 또 다른 사람이 한명, 김포에서 접수된 게 있는데 그 사람도 못 찾고 있어요."(경찰관계자)
세 딸들의 행방을 쫓아다니던 중, 큰딸 한솔(가명) 씨를 찾고 있다는 한 정수기 업체와 연락이 닿았다. 정수기 대여료가 오랫동안 연체되어, 보호자인 김 씨에게 연락이 간 것. 드디어 세 자매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해당 주소지로 한 걸음에 달려갔다는 김 씨가 그곳에서 마주한 소식은 딸아이의 소식이 아닌, 낯선 여성의 자살 소식이었다. 큰딸의 이름으로 정수기 신청이 되어있던 그 집의 주인인 20대 여성이었다.
그런데 사망한 여성의 부모를 만나 더욱 놀라운 소식을 게 되었다. 바로 그녀의 자살을 최초로 목격하고 신고한 사람이 바로 딸의 과외교사 함 씨라는 것.
여성의 부모는 함 씨가 최근 슬럼프를 겪고 있던, 피아노 전공자인 딸에게 접근해 자신을 유능한 작곡가이자 발이 넓어 아는 사람이 많다고 하며, 돈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돈을 받기로 했다는 날에 갑자기 딸이 자살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명문대를 나온 과외 선생님, 등단한 작가, 유능한 작곡가 등 필요에 따라 자신을 소개해 왔다는 함 씨, 또 함 씨를 따라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석연치 않은 죽음들. 과연 과외교사 함 씨의 정체는 무엇인지 집중 조명했다.
장재민 기자 doncic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