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 지속…피해자 인정받기 어려워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지속…피해자 인정받기 어려워

기사승인 2019-03-12 10:44:58

지난 1월 15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서울신문은 가습기 살균제로 두 딸의 엄마이자 아내를 잃은 A목사를 보도했다. A목사의 아내인 숨진 조모씨는 둘째 아이를 출산한 1997년부터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지난 2009년 특발성 폐섬유화증 진단을 받고 약 9년의 세월을 투병하고 폐 이식까지 받았지만, 정부로부터 질환과 가습기 살균제의 연관성이 없다며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뒤늦게 ‘특별구제계정’ 대상자가 된 지 한 달 만에 숨을 거둔 것이다.

숨진 조씨가 겪은 ‘특발성 폐섬유화증’에 걸리면 폐 염증과 함께 폐 조직이 굳게 된다. 병세가 진행됨에 따라 호흡곤란과 마른기침이 심해진다. 조씨는 폐 기능이 30% 이하로 떨어지자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약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폐 이식만 답이었는데 이식까지 20개월을 기다리며 근육·조직들도 기능을 잃어갔다. 결국, 이식 수술을 했지만 약해진 몸이 이겨내지 못했다. 

매체에 따르면 A목사는 정부를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를 구매한 영수증이 없어 2년간 인정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7~20년 전에 사용한 제품으로 건강피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정부의 이러한 엄격한 판정 기준으로 피해를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점이 환자와 유족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라 덧붙였다. 

매체는 A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추산한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가 400만명임에도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제조사와 정부의 잘못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는데 피해자들만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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