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액체괴물에서 유럽연합(EU) 기준치의 최대 7배의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논문이 오류투성이라는 주장이다.
매일경제는 슬라임(액체괴물)의 독성물질이 유럽연합 기준치 최대 7배의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논문이 오류투성이라고 11일 보도했다.
논란을 야기한 이기영 한국환경보건학회장 연구진은 시중 슬라임 제품 붕소 함량이 kg당 75~2278㎎의 붕소가 검출됐고 30종 중 25종이 EU 기준인 ㎏당 300㎎을 초과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논문을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이 논문이 언론에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고 전국적으로 슬라임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EU 장난감 안전기준(EN 71) 원문에 따르면 ㎏당 300㎎ 기준은 장난감 속 붕소 ‘함량’이 아닌 입으로 삼킨 장난감이 위 속에서 2시간 머물 때 위산에 의해 노아 나올 수 있는 붕소의 양인 ‘용출량’으로 확인됐다. 슬라임을 손으로 가지고 논다는 점을 고려하면 슬라임의 유해성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한 셈이다. 매체는 단순계산하더라도 붕소 용출량이 ㎏당 300㎎을 넘으려면 최소 2㎏ 이상 입으로 삼켜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오류를 확인한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은 지난 1월 24일 문제를 제기했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논문을 게재한 ‘한국환경보건학회지’는 논문의 오류를 공식 인정·내용 정정하기로 했다고 매체는 밝혔다. 잘못된 내용에 대해서는 한국환경보건학회지 2월호에 게재돼 13일 온라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졌다고 매체는 밝혔다. 이덕환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장은 단순 실수로 보기엔 분석 내용의 기본 전제가 틀렸다며 대국민 사과를 해도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원종욱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은 용출량과 함량은 엄연히 다르다며 EU 기준과 비교하려면 함량이 아닌 같은 용출량으로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슬라임소상공인협회(참슬협회)는 해당 연구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매체는 차순욱 참슬협회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잘못된 논문으로 슬라임 업계는 생계유지에 직격탄을 맞았고 이미 대규모 폐업이 시작된 상태라며 집단소송을 포함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붕소는 자연 상태에서 그대로 존재할 수 없고 붕산, 붕사 등과 같은 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슬라임에 쓰이는 붕소화합물인 붕사는 그중에서도 독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붕사를 넣어 만든 슬라임 속에 극미량의 붕산이 포함돼 있을 순 있지만, 고농도가 아니라면 피부 노출로는 큰 유해성이 없다. 유럽과 한국을 제외한 미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은 붕소와 붕소화합물 사용을 규제하지 않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