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사가 인공혈관 재공급 조건으로 한국 판매가 46만원의 약 2배인 미국 정가 수준(판매가 82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고어사는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보낸 공식서한을 통해 미국 고어사가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심사 및 규제 서류 면제’와 ‘미국 정가’ 수준의 판매가격 보장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어사가 한국 정부가 보낸 인공혈관 공급 협조요청 서한에 대한 회신에서 한국 시장에서 고어사가 철수한 것을 둘러싼 인도주의적 관심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조건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GMP 심사 및 규제 서류 면제와 미국 정가 판매에 동의한다면 인공혈관 재공급을 고려하겠다는 것.

지난 2016년 정부가 치료재료에 대한 수가상한금액을 일괄 인하하면서 이 제품 가격을 19% 삭감했다. 고어사는 재공급 시 관세, 배송비 등도 판매가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어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배경과 관련해서는 지난 2017년 6월 복지부가 건강보험 수가를 조정 검토하겠다며 철수를 만류했으나 고어사가 2019년 8월 22일 만료되는 GMP 적합인정서 재심사 등 별도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식약처는 미국 본사에서는 GMP 적합인정서 만료 이후에도 국내 공급의 의사가 있지만, 영리 목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GMP 심사 등의 일체 비용 부담에 대해서 꺼리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희소·필수 치료재료인 인공혈관의 판매가 인상은 가능하다. 고어사가 철수한 뒤인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희소·필수 치료재료의 상한금액 산정 기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고어사의 인공혈관 같은 경우, 수입국에서의 유통가, 제조·수입 원가 등을 참고해 건강보험 수가를 정할 수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