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공시가격을 낮게 책정해 거액의 징세가 누락됐다며 “용산·강남·성북구청장의 직무유기에 대해 서울시에 감사를 요청한다”고 2일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리미어플레이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불평등한 공시지가와 낮게 조작된 공시가격으로 지난 14년간 징수되지 못한 보유세는 서울에서만 약 25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토지의 공시지가 제도는 토지공개념 도입 이후 지가체계를 일원화했다. 지난 1990년부터 해마다 공시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주택의 시세반영률 제고를 위해 공시가격도 도입했다.
경실련은 “낮게 조작된 개별공시가격과 낮은 세율 등의 제도적 허점은 재벌과 법인 건물주의 땅 투기를 조장했고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며 “경실련이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재벌이 소유한 토지는 장부상 가격이 2007년 25조원에서 2017년 75조원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실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주택이 밀집한 이태원동, 삼성동, 성북동 등의 경우 주택(땅값+건물)의 공시가격이 땅값(공시지가)보다 낮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상식적 가격 결정이 14년간 지속돼 재벌, 건물주에게 보유세 특혜가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14년 동안 낮게 조작된 가격 결정은 명백히 해당 지자체의 관료와 단체장의 직무유기로 판단된다”며 “해당 지자체장들과 관련 공무원들이 땅값보다 낮은 집값 문제를 알고 있었는지, 절차만 따르면서 불공정한 가격 결정의 문제를 방치 해 왔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