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4222가구 ‘난방비 0원’…계량기 고장 ‘꼼수’ 의혹도

전국 1만4222가구 ‘난방비 0원’…계량기 고장 ‘꼼수’ 의혹도

기사승인 2019-04-08 08:52:14

정부의 아파트 난방비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지난 겨울 전국 19만4222가구가 다양한 사유로 난방비가 ‘0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는 계량기 고장으로 인한 것이었으나 고의훼손, 전기장판 대체 등의 사유도 있었다. 하지만 난방비 꼼수 문제는 몇 해 전부터 대두된 상황이기에 정부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중에서도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면제받은 가구는 2만7865가구로 300가구 이상인 단지만 전국 9곳에 달했다.

특히 난방비를 아끼려 전기장판 등으로 대체한 덕분에 실제로 난방비가 제로인 집도 11만6천가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국토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아파트 관리비 중 난방비 0원 가구 내역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국 222만여 가구에 대한 방대한 취합자료인 만큼 개별 아파트의 정확한 난방비 부과 내역은 단지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면제받은 가구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로 2천256가구 중 1384가구(61.3%)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를 단순 합산한 것으로, 두달 모두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가 중복 계산됐을 수 있다.

하지만 난방비가 0원이지만 아직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기타'로 분류된 가구도 457가구가 있다. 이 중에서도 계량기 고장으로 공짜 난방을 즐긴 가구가 있을 수 있다.

이어 수원시 권선구 N아파트로 1천50가구 중 674가구(64.1%)가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계량기 배터리의 문제인 것으로 드러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D단지(1193가구)에서도 533가구(44.6%)가 계량기 고장 때문에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K아파트도 2천64가구 중 498가구(24.1%), 인천시 서구 H아파트도 2134가구 중 414가구(19.4%)가 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안 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외에 고양시 덕양구 D아파트(402가구)와 경남 김해시 J단지(350가구), 고양시 덕양구 R아파트(336가구), 성남시 분당 S아파트(309가구) 등 총 9개 단지가 300가구 이상 난방비를 안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서울 노원구의 모 주공단지에서는 2830가구가 있는데 2682가구의 난방비가 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에 대해선 아직 정확한 이유가 파악되지 않았다.

또한 이번 실태조사에서 지난 겨울 난방비가 0원인 가구 중 11만6275가구는 실제 거주하면서도 전기장판 등으로 대체해 아파트의 중앙·지역난방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추운 겨울 난방비를 따로 내느니 전기장판이나 온열기 등으로 겨울을 난 셈이다.

이들은 실태조사에서 난방비가 0원인 전체 19만4222가구의 59.8%를 차지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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