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들이 대체투자,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IB(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하면서 사업 영역을 보다 넓히고 있다. 증시에 휘둘릴 수 있는 위탁매매 위주의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다.증권사들의 이같은 사업 전환에 따라 IB부문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의 급여 및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IB업무를 맡고 있는 일부 인사들의 연봉이 대표이사에 육박하는 금액(약 10억원 수준)까지 오르고 있을 만큼 이들의 입지는 커져가고 있다. 일부 대형사들은 IB분야 스페셜리스트들을 CEO 자리에 전진배치시키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IB비중을 확대하면서 해당 업무의 수수료 수익도 커져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56곳의 전체 수수료 수익(9조7154억원) 중 IB부문 수수료는 2조6613억원으로 전체 27.3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4% 증가한 수치다. 수탁수수료 비중(46.7%)이 갈수록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들의 IB부문의 비중이 커지면서 해당 부서의 영업맨들의 연봉도 대표이사에 육박할 만큼 치솟고 있다. 대형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이 1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중형사 중에서는 대신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KTB투자증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IB전문가들이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했다.
위탁매매 비중이 큰 온라인증권사 키움증권도 지난해 IB 실적이 급증하면서 해당 부서 직원들도 대표이사를 능가하는 보수를 받았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IB부문에서 611억8026만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233억9574만원) 대비 161.50% 증가했다. 늘어난 실적으로 임직원의 급여도 10억원에 육박했다. 키움증권 프로젝트금융팀 이사부장은 PF 등 사업 기여를 인정받아 높은 보수(2018년 말 기준, 9억1549만원)를 받았다.
이처럼 IB업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IB전문가가 경영수장으로 자리잡았다. 대표적으로 국내 IB부문에서 선구자로 꼽히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좋은 일례다. 정영채 대표는 지난 2000년 초부터 대우증권 IB 담당 임원을 거쳐 2005년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 14년 간 IB사업부 대표를 맡아 왔다.
그는 IB사업부로 활동하면서 굵직한 딜을 성사시켰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6년 신라젠 상장 주관, 2017년 여의도 파크원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주관, 넷마블게임즈 상장 주관, 카밤 인수금융 공동주선 등이다.
올해 초 취임한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도 IPO(기업공개) 등 IB부문에서 여러 성과를 냈다. 그는 1988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해 ECM(주식자본시장)부, IB본부, 기업금융본부 등을 거친 IB전문가다. 특히 지난 2007년 삼성카드, 2010년 삼성생명 상장도 그의 작품이다.
두 회사는 최근에도 부동산금융 등 여러 딜을 성사시켰다. NH투자증권은 총 2759가구 규모의 부산 거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유동화자산(대출채권)을 발행하는데 주관사로 참여했다. 발행금액은 1191억원으로 만기일은 오는 2020년 5월 30일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SK명동빌딩 매입, 관리, 임대 사업에 SPC를 통해 300억원의 대출채권 금융주선을 맡았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