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투자금융(IB) 부문 의존도를 확대해나가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IB시장 영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M&A(인수합병), IPO(기업공개), 유상증자 주관과 같은 업무 영역에서 한계에 부딪쳐서다. 또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수익성도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을 통해 대체투자 뿐만 아니라 고액 자산가들과 기관 등을 모집한 펀드 조성을 통해 해외 부동산에 하나 둘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부동산 투자도 국가, 주변 입지, 투자처에 따라 수익은 달라질 수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국내 투자와 달리 여러 가지 변수를 가지고 있어서다. 현지 시장의 정보력 부족에 따른 투자 실수, 환율 리스크, 자산취득 처분 시 신고절차, 예상치 못한 변수(천재지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해서다.
이에 김미숙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글로벌부동산팀장은 해외 부동산 투자 시 ▲해당 국가의 거시경제적인 측면 ▲현지 임대시장 상황 ▲외국계 투자자들의 성향 ▲변동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팀장은 “우선 거시경제에서는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저금리를 중점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대시장의 경우 임차인의 구성, 공실률, 임대률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시장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성향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변동성도 함께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 시 매니지먼트(운영)에 노하우가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한다. 김 팀장은 “예를 들어 갑작스런 천재지변으로 인해 손실이 났을 경우 이를 관리해주고 리스크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투자자를 선택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유망한 시장 선별도 중요하다. 해외부동산은 시장의 투명성과 정보력에서 국내와 비교했을 때 판단이 쉽지 않아서다. 김미숙 팀장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일본 등이 안정적인 시장이라고 판단한다. 이 두 나라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정상화를 이룬 곳”이라며 “이 가운데 미국 맨하탄, 일본 도쿄 비즈니스 5구 등 지역이 안정적인 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국가 가운데 싱가포르도 ▲장기집권화된 안정된 정치체제 ▲활발한 리테일 투자 등도 시장 가치가 큰 곳으로 분류한다.
아울러 국내 부동산(오피스) 시장도 여전히 잠재력 있는 마켓으로 평가한다. 김미숙 팀장은 “오피스를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최고가 오피스 보다 일본 부동산 자산이 약 2~3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 한국의 경우 평당(3.3㎡당) 3050만원이지만 일본의 경우 1억원이 훌쩍 넘어간다”며 “일본과 홍콩 등 타 아시아 선진국과 비교해도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국내 부동산 시장이 고점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미숙 팀장은 세빌스코리아, JLL코리아 등 굴지의 글로벌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활동한 부동산 리서치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4월 대신증권에 입사해 올해 새롭게 신설된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센터에서 글로벌부동산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