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통일이 저출산·고령화 해답 될까

[기자수첩] 통일이 저출산·고령화 해답 될까

기사승인 2019-08-17 03:00:00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통일이 저출산·고령화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통일만으로 이 문제를 풀기에는 부족함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는 이제 초고령사회를 대비해야할 정도로 심각하게 저출산·고령화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1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지난해 평균 나이가 42.1세라고 밝혔다. 이는 10년 전 37세와 비교해 5살이나 많아진 것이다. 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8%인 738만명에 달해 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기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북한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 인구통계소 ‘인구조회국’이 공개한 세계 인구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전체 인구는 2560만명으로 전년보다 10만명 증가했다. 하지만 합계 출산율이 2명 이하인 1.9명으로 떨어져 점차 인구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합계 출산율이 2.1명 이상이 유지돼야 인구가 증가한다. 또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로 분류하는 데 지난 2004년부터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현재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9%이다.

이렇듯 대한민국과 북한이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단순히 통일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보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말했듯 통일로 인해 경제적 이익이 클 것이라는 국내외 연구결과가 있다는 데에도 동의하고 남과 북의 기업에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데에도 대다수 한국인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인구 정책은 더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7년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저출산의 원인으로 ‘일자리·교육비’를 꼽았다. ‘직장’과 관련된 연관어와 ‘차별’, ‘경력단절’ 등도 언급돼 직장 내 차별과 여성의 경력단절을 출산의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지난 2월 나탈리아 카넴 유엔인구기금(UNFPA) 총재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는 여성과 여성 청소년들이 임신과 출산의 ‘자기 결정권’을 누릴 권리가 충분히 있다고 이해하는 데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카넴 총재가 말한 ‘자기 결정권’은 아이를 몇 명 낳을지, 언제 낳을지, 출산 간격을 얼마나 둘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결국, 이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선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편히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이 꼭 하나는 아니다. 청년들의 주거비·교육비 등에 대한 대책 마련과 여성의 권리 신장 등이 우선시돼야 저출산·고령화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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