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 씨가 “이춘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2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한 윤 씨는 “이 씨가 자백하지 않았다면 재조사를 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내 사건은 영영 묻혔을 것”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이 잘못을 시인하거나 사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태까지 받아본 적 없다”고 답했다.
윤 씨는 그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경찰의 고문을 견디지 못해 허위로 자백했다고 주장해왔다.
윤 씨는 당시 경찰 수사에 대해 묻는 질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수 차례 구타를 당했으며 3일 동안 잠을 못 자며 고문 당했다”고 답했다.
윤 씨가 이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경찰은 이날 윤 씨를 상대로 과거 8차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을 당시 허위 자백을 강요 받았는지, 구타와 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자택에서 박모 양이 잠을 자다가 성폭행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윤 씨는 다음 해 범인으로 검거돼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윤 씨는 사건 당시 1심까지 범행을 인정했다가 2·3심에서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항소는 기각됐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