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쿠키뉴스] 성민규 기자 = 세계적인 건축가 故 유동룡(1937~2011년, 예명 이타미 준) 선생이 경북 경주타워 디자인 저작권자로 공식 선포됐다.
고인과 유가족이 경주엑스포 측과 디자인 표절 관련 법정공방을 벌인 지 12년만에 '거장의 명예회복'이란 큰 틀에 합의하면서다.
(재)문화엑스포는 17일 경주엑스포 공원에서 경주타워 원(原) 디자인 저작권자가 유동룡 선생임을 선포하는 현판식을 가졌다.
현판식은 경주타워 디자인 저작권 분쟁을 마무리하며 고인의 명예를 회복함과 동시에 유가족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저작권 소송은 2004년 디자인 공모를 통해 2007년 완공된 경주타워 모습이 공모전에 출품한 유동룡 선생 디자인과 흡사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시작됐다.
2011년 7월 대법원이 경주타워 디자인 저작권이 유동룡 선생에게 있음을 확정 판결하면서 분쟁은 일단락됐다.
유동룡 선생은 승소 판결이 나기 한 달 전인 2011년 6월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후 이철우 도지사의 과감한 결단으로 지난 시간 경주엑스포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며 10여년간 이어진 송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화엑스포는 유동룡 선생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타계 10주기를 맞는 내년에 특별 헌정 미술전 등을 가질 계획이다.
문화엑스포 이사장인 이철우 도지사는 "유동룡 선생 명예회복은 물론 '애국심, 한국의 미와 지역의 전통성 추구' 등 그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타워가 유동룡 선생의 작품으로 이름을 올린 만큼 선생의 뜻을 기리고 많은 사람이 찾아 올 수 있도록 잘 보전하겠다"고 전했다.
선생의 장녀 유이화 ITM건축사무소장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힘든 싸움이었지만 현판식을 통해 좋은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경주타워가 선친의 건축철학을 제대로 전달하는 대표적인 건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유동룡 선생은 건축가 최초로 2003년 프랑스 국립 기메 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건축가이자 화가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