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소녀상은 이제 그만 세웁시다. 전국의 학교를 이승복 어린이 동상으로 도배하던 70년대 국가주의 문화의 민족주의적 변종 같아서, 별로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도대체 전 세계 어느 나라에 동일한 동상을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세우는 경우가 있던가요. 기념물에 희소성이 있어야지, 대량복제한 동상에서 기념물에 필수적인 ‘아우라’를 기대할 수는 없지요. 그리고 그 동상이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 디자인 때문은 아니잖아요. 즉 그것은 디자인이 아름다워 생긴 미학적 수요가 아니라, 운동의 필요에서 생긴 정치적 수요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전자라면 저작권을 온전히 저자에게 돌리는 게 당연하겠지만, 후자라면 저자가 그 권리를 사유하는 게 그다지 그리 공정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윤미향이 이 운동을 사유화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 동상을 꼭 세워야겠다면, 공모를 해서 예술성과 미학성을 갖춘 작품을 선정하는 절차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념물도 작품으로서 미학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아주 유감스럽게도 대부분 21세기에 만들어진 기념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디자인이나 컨셉이 낙후되어 있습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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