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쿠키뉴스] 성민규 기자 = 故(고) 최숙현 선수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자 선배가 뒤늦게 가혹행위 혐의를 인정하면서 '침묵의 카르텔'이 깨졌기 때문이다.
경주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김도환 선수는 지난 9일 최 선수의 유골이 안치된 경북 성주군 한 추모공원을 찾았다.
김 선수는 최 선수가 감독, 팀의 주축 여자 선배,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함께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선배다.
그는 유골함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혐의를 부인하던 김 선수는 지난 8일 "나도 최 선수를 폭행했고, 감독과 여자 선배가 최 선수를 폭행하는 것도 봤다"고 양심고백을 했다.
김 선수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감독과 여자 선배가 궁지에 몰리게 됐다.
특히 행방이 묘연한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어떤 말이 나올지 그의 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경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9일 최 선수 동료 2명이 검찰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최 선수와 마찬가지로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이자 최 선수의 피해를 지켜본 목격자다.
경찰도 추가 피해 증언이 잇따르자 사건을 마무리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개 전담팀을 편성,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현직 선수들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치고 구체적인 혐의 입증에 나섰다.
경찰이 전·현직 선수 27명 중 22명을 대상으로 피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 17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진술한 선수는 5명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현직에 몸담고 있어 구체적인 진술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선수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를 보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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