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쿠키뉴스] 권기웅 기자 = 매년 100만여 명의 국내·외 방문객을 끌어모았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코로나19 등 전염병과 소음 민원으로 존폐위기에 몰렸다.
올해 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면 취소가 결정됐지만, 낙동강변 주 축제장과 인접해 공공실버주택이 들어서면서 소음 민원 발생 우려가 커 내년 축제부터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한편 장소이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경북 안동시는 소음 관련 민원이 발생하면 시설을 폐쇄하는 등의 행정조치를 고집해 온 바 있다. 이에 따라 공공실버주택에 입주한 어르신들이 소음 문제를 제기하면 행정의 형평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축제장을 폐쇄하거나 옮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14일 안동시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고 오는 10월까지도 수그러들 가능성이 희박해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해외공연단 섭외가 어려운 데다 국내·외 관광객들의 안전을 고려했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축제를 열지 않는 대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함께 오는 9월과 10월 중 한류 K-POP과 함께 하는 K-컬처 페스티벌을 계획 중이다. "국비가 전액 지원되는 만큼 개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안동시 관계자의 설명.
이 같은 시의 행정을 두고 일부 시민은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언택트’ 시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질병의 전염성보다 단순히 외국공연단을 초청하지 못해 축제를 취소하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탈춤축제장과 인접해 150세대의 공공실버주택이 건립돼 발생할 소음 민원도 논란거리다. 주로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공공실버주택에는 현재 134세대가 입주을 마쳤다. 탈춤축제 등 각종 행사가 바로 옆에서 열려 소음에 시달릴 것을 알게 된 어르신들의 걱정은 이미 시작됐다. 10일간의 축제 기간 오전 10시부터 늦은 오후 10시 이후까지 음악 소리와 함성, 비명 소리 등이 끊이질 않아서다.
또 여기에 인접해 200세대 규모의 행복주택도 올 11월 공사를 마치고 내년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소음 민원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부터 청년, 고령자까지 입주 가능 연령대도 다양하다.
공공실버주택에 입주한 일부 어르신들은 "탈춤축제 등 각종 행사로 인해 발생할 소음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안동시가 적절한 대안을 찾아 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탈춤축제는 관광객 유입 등 지역 발전과 같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열리는 만큼 어느 정도 이해를 해야 할 것"이라며 "방음벽 등을 세울 순 없으니 창문을 닫고 생활할 수 있도록 에어컨지원비 등 다양한 해결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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