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폐기능을 약화시키고 떨어트리는 가장 큰 원인은 장기간 흡연이다. 담배는 COPD나 섬유성 폐질환을 유발하는 주 원인이기도 한다. 폐질환을 막고 폐기능을 유지하는데 담배를 끊는 것만큼 확실하고 좋은 방법이 없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지어 병이 걸린 다음이라도 담배를 끊으면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금연생활도 폐질환 치료의 한 방법이란 얘기다.
폐질환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폐 자체의 면역력, 재생력 증진은 물론이고 그 기능을 개선, 재활을 도모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COPD 발생 및 악화를 촉진하는 생활 속 위험요인은 이밖에도 많다. 미세먼지와 알레르기 유발물질, 꽃가루 등에 노출되지 않게 조심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게 좋다. 평소 독감이나 감기가 유행할 때에는 사람이 많은 곳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잦은 감기나 폐렴은 COPD 발생 및 악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태음인은 본래 폐기관지가 약해지기 쉬우므로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하다. 태음인 체질은 기관지나 폐포에 힘이 없고 폐력(肺力)도 떨어져 코로 공기를 흡입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쉽다. 태음인들 가운데 코 호흡을 하지 못하고 입호흡을 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우리 인체는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것이 편하다고 뇌가 받아들이게 되면 코로 호흡하기보다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을 고착시키게 된다. 입호흡은 먼지, 찬공기, 알레르기 물질,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과 같이 기관지나 폐에 유해한 것을 걸러내지 못한다. 입호흡을 하는 이들의 폐가 약해지기 쉬운 배경이다.
이는 또한 곧바로 COPD나 폐섬유화증, 폐기종, 폐암 등 치명적인 폐질환을 자초하는 지렛대로 작용한다. 통계적으로 만성 폐질환자의 약 75%가 태음인 체질의 소유자란 조사결과가 있다. 만성 폐질환 치료 시 체질개선을 동시에 도모해야 좋은 이유다.

17세기 무렵에는 호흡곤란을 동반한 천식과 기침 치료에 천연 약초인 흰독말 풀잎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현재의 항콜린제제 개발로 이어졌다. 이후 1956년 무렵 정량식 흡입제(MDI, Metered Dose Inhaler)가 등장했고, 곧이어 네블라이저(Nebulizer·연무기)도 나오게 됐다.
일본에서는 온천요법도 많이 쓰인다. 관을 이용해서 온천에서 발산되는 증기를 코로 흡입케 하는 방법으로 기침과 천식 증상을 가라앉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히노키(檜木) 피톤치드 흡입도 호흡기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많다.
필자의 경우엔 네블라이저를 이용한 아로마요법을 폐질환 치료 시 보조적으로 사용, 효과를 보고 있다. 유칼립투스(Eucalyptus)나 페퍼민트(Peppermint) 에서 분리 정체한 오일을 증류수에 희석시켜 흡입하게 하는 보완대체의학요법의 일종이다. 기침, 천식, COPD, 폐섬유화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