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전남 화순군을 비롯한 전국 폐광지역 시장‧군수 행정협의회가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한국광물자원공사 통합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시장‧군수협의회는 두 기관의 통합을 위한 ‘한국광업공단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법안 부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광업공단법안’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유동성 위기 해소와 자원관리 효율성 개선을 명목으로 지난 6월 이장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2018년 11월 20대 국회에서 홍영표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나 강원도, 경북 문경, 화순군 등 폐광지역 주민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시장‧군수협의회는 4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의 통합은 또 하나의 부실기업을 만드는 것밖에 안 된다”며 “피해는 고스란히 폐광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실패로 2016년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섰으며, 2019년 결산기준 부채(6조4000억)가 자산(3조9000억)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부실 기관으로, 통합되면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부실이 통합기관의 동반 부실로 전이될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또한, 통합기관이 수행하게 될 사업 대부분은 정부로부터 출연금,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받는 위탁‧보조사업으로, 통합기관이 수익을 창출해 부채를 상환하기는 어렵고 부채 청산을 위해서는 한국광해관리공단이 가진 자산과 재원이 쓰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동반부실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시장‧군수협의회는 “더 큰 문제는 통합 이후 한국광해관리공단의 본래 설립 목적과 공익적 기능의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그동안 폐광지역 경제활성화와 광해 방지, 피해복구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폐광 이후 대체산업 육성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대체산업 법인 5개를 설립하고 투자비용을 분담하는 등 침체된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합이 된다면 광해관리공단이 보유한 자산이 광물공사의 부채상환에 쓰이게 되며, 폐광지역 시·군에 대한 대규모 투자사업은 불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운영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광해관리공단의 역할이 축소될 경우 폐광지역 주민을 위한 사업들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전국 폐광지역 시장‧군수 행정협의회 회장인 구충곤 화순군수는 “20대 국회에서 발의돼 당시에도 전국 폐광지역 시장‧군수 행정협의회와 사회단체, 주민 등의 반대로 무산된 법안이 왜 또다시 발의됐는지 모르겠다”며 “폐광지역 주민의 아픔을 헤아리지 않고 협의 과정도 없이 발의된 이번 법안은 반드시 부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군수협의회는 광해관리공단이 폐광지역을 위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신정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시장‧군수협의회는 반대 입장문을 국회의장과 부의장, 해당 상임위원장, 법안을 공동 발의한 15명의 국회의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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