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앞선다는 조사결과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보수 정당이 진보정당의 지지율을 앞선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던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지난 10일~12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7%p 내린 33.4%, 통합당은 1.9%p 오른 36.5%로 집계됐다.
두 당의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1%p이지만, 지난 2016년 이후 약 4년 만의 순위 변동이 일어났다.
민주당의 하락세는 대표적인 지지기반으로 꼽히는 호남권과 진보층이 견인했다. 실제 광주·전라의 지지율은 전주대비 11.5%p 하락한 47.8%, 진보층의 지지율은 3.9%p 내린 55.4%로 집계됐다.
반면 통합당의 지지율은 부산·울산·경남(5.7%p↑, 42.8%→48.5%), 대구·경북(5.4%p↑, 45.5%→50.9%), 50대(8.2%p↑, 32.9%→41.1%), 70대 이상(5.4%p↑, 44.0%→49.4%), 학생(10.2%p↑, 24.9%→35.1%) 등에서 골고루 올랐다.
이와 관련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번 지지율 추이가 ‘경고’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정치 현안에도 흔들리지 않던 민주당의 지지층들이 무당층이 아닌 통합당으로 이탈한 것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통합당은 ‘반사이익’을 보게됐다고 평가했다.
배 소장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중도층, 서울 지역의 민심이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부동산’ 문제로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지지층 ‘사사호(40대·사무직·호남)’도 이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지지자들이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써 경쟁 정당으로 이동을 택했다. 나아가 통합당에는 ‘야당 동정론’이 작용했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중도 포섭 효과도 나타나며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태도를 갖춰야한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검찰 개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개혁’ 논제를 이끌어야한다”며 “일하는 국회 등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 중도층들의 (민주당에 대한) 호감이 더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과 통합당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는 항상 오르고 내리는 것이고 국민 여론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관심 깊게 지켜봐야한다”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남북관계 개선, 잇단 지자체장들의 성비위 사건 등의 과제들에 집중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문제들에 대해 차기 지도부에서도 신중하게 생각해 잘 해결해 나가다 보면 국민 지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현안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당 내 분위기는 조용한 편이다. 총선에서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인정해주실 때까지 고지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숫자에 반응하지 않고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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