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박하림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강원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미시령 496㎜, 진부령 491.2㎜, 양양 333.5㎜, 강릉 231.4㎜, 고성 간성 230㎜, 속초 211.5㎜, 태백 201.2㎜, 동해 114.4㎜, 삼척 99㎜ 등이다.
양양에는 전날 오후 7시 25분부터 1시간 동안 무려 124.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3일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재민 25명(21세대)이 발생했고, 주택은 9동은 침수됐다.
농경지 및 농업시설 피해는 3건이고, 어선 파손은 13척이다.
본격적으로 피해 접수 및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원소방본부에는 인명구조 11건을 비롯해 배수지원 23건, 안전조치 312건 등 총 346건의 구조‧구급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마이삭’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동해안의 피해가 극심했다.
이날 밤 사이 삼척 원덕읍 임원항 일원은 파도가 수십m 높이로 치솟으며 정박 중인 어선 20~30척을 덮쳤다.
이날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는 대조기까지 겹쳐 피해가 컸다.
방파제를 넘은 바닷물은 임원 시가지로 밀려들어 오기까지 했다.
집중호우에 저지대 주택과 도로 침수는 물론이고 고립으로 인해 구조의 손길을 요청하는 119 신고가 쇄도했다.
한때 초속 46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몰아친 강릉에서는 옥계면 주수천 범람으로 원평교에서 산계3리 초입까지 통행이 금지됐다.
남대천 둔치는 완전히 물에 잠겼고, 진안상가는 경포호 물이 넘치면서 침수됐다.
삼척에서는 가곡면 풍곡리 등 5개 마을에 정전이 발생해 350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삼척 임원항에는 집채만 한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으면서 선박 4척이 전복됐다.
도로 아스팔트 포장은 폭격을 맞은 듯 파괴됐고, 활어회센터 2층 구조물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항구는 부서진 시설물에 해양 쓰레기까지 뒤엉켜 쓰레기장으로 전락했다.
항구 일대 상가 등 시설물도 크게 파손되고 해양 쓰레기까지 떠밀려와 길거리에 널브러졌고, 항구 한편에는 해양 쓰레기가 떠밀려와 산더미처럼 쌓였다.
전날 저녁 집중호우가 쏟아진 속초와 양양에서는 침수 피해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수 발생했다.
양양지역 7번 국도와 속초 동해대로 청대초교 삼거리∼청초지구대 양방향 도로 등 곳곳이 한때 물에 잠기면서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고성에서는 진부령 46번 국도가 이날 오전 7시 40분께 토사 유출로 대대리부터 정상 부근까지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죽왕면 인정리 한 주택은 집 뒤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부서졌다.
이밖에 평창에서는 진부면 송정교와 동산교가 불어난 강물에 일부 유실됐고, 태백은 함백산 나들목부터 경북지역 경계 산사태로 도로가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삼척 남영동에서는 정전 사고가 일어나 119세대가 피해를 입었고, 오십천의 수량이 크게 늘어 수변에 위치한 장미공원이 물에 잠겼다.
강릉에서 상습침수지역인 경포진안상가에도 물이 들어차 배수 작업이 벌어졌고, 남대천 농산물새벽시장과 인근 주차장도 침수됐다.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비의 강도는 약해지고 있으나 산지를 중심으로 초속 10∼45m의 강풍이 불고 있다.
이날 정오부터 한 시간 동안 최대 순간풍속(초속)은 설악산 41.4m, 미시령 39m, 정선 사북 30.3m, 강릉 연곡 24.2m, 양양 공항 23.1m, 고성 현내 19.4m 등이다.
게다가 마이삭에 이어 제10호 태풍 '하이선'도 한반도를 향해 접근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하이선은 서북서 방향으로 점차 올라와 일본을 지나 7일 새벽 남해안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대구, 춘천 부근을 거쳐 북한 원산 주변을 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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