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신청은 秋 아들처럼”… 군 복무 ‘특혜’ 논란에 분노하는 20대들

“휴가 신청은 秋 아들처럼”… 군 복무 ‘특혜’ 논란에 분노하는 20대들

기사승인 2020-09-11 05:00:37
▲10일 오후 추미애 장관 아들의 '황제 탈영' 의혹 수사가 9개월째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청사 앞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론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추 장관의 아들 군복무 문제가 장관직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를 조사한 결과, ‘심각하다’는 부정적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58.3%로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추 장관의 대처방식의 적절성’에 대한 조사도 응답자의 65.3%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적절하다’는 긍정적 답변은 28.4%로 부정적 답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서씨에게 제기된 ‘군 복무 특혜’ 의혹은 ▲2017년 병가 미복귀 의혹 ▲병가 관련 군 서류 미비 의혹 및 당시 추미애 당대표 보좌관 전화 의혹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 ▲의정부 자대, 용산 변경 청탁 의혹 등이다. 

일련의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은 ‘제2의 조국사태’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고위층 자녀의 병역 문제와 교육 문제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1년 전 조국 사태와 현재의 추미애 아들 논란이 공통점을 가졌다는 것이다. 특히 ‘추 장관 사퇴’와 ‘특임검사 임명’을 촉구하며 전방위적 공세에 나서고 있다.

추 장관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맞서고 있다. 부대배치 청탁 의혹 제보자와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휴가 연장과 관련한 ‘무릎 수술’ 진단서를 공개하는 등 관련 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반격에 나섰다.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엄마는 왜 민주당 당 대표가 아니라서…”라는 내용의 글이 재조명 받기도 했다. 서씨와 함께 군복무를 했다고 밝힌 글쓴이는 추 장관 아들이 지연 복귀 상태에서 휴가를 연장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는 ‘권력이 좋긴 좋아’, ‘엄마가 당 대표인 것도 능력’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경기도에서 거주 중인 A씨(26·남)는 “병역 특혜는 있어선 안되는 일이며 공정성·형평성에 어긋나는 잘못된 행동”이라며 “병역 특혜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른 특혜 문제도 더 나올 것으로 본다. 사병에 대한 엄벌의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분노했다.

육군으로 복무한 B씨(24·남)는 “어이가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B씨는 “솔직히 일반인인 내가 저렇게 했으면 미복귀에 탈영으로 징계 받았을 것이다. 무조건 특혜다. 간부가 출근해서 휴가를 처리해주는 부대가 도대체 어디에 있나”라며 “관련자들의 엄벌이 필요하다. 선례를 남기면 나중에 상황이 더 애매해진다. 나도 (휴가 신청을) 저렇게 해도 되는건가”라고 말했다.

카투사가 주한미군에 파견된 신분인 점을 악용한 사례라는 지적도 나왔다. 카투사 출신 C씨는 “카투사 직책 특성상 한국군의 전적인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점을 이용해서 군 특혜를 받으려고 했다고 사료된다”며 “얼마나 더 혜택을 보려고 부모님의 지위에 의존할 생각을 했을까 의문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정치적 공세가 지나치다는 평가도 있었다. 의경 D씨(24·남)은 “황제 복무다, 특혜다 이런 식으로 부풀려서 말하는 건 그냥 공격할 구실을 찾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일단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반응에 ‘불공정’ 문제에 예민하게 하는 20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조국 사태가 그랬던 것처럼 ‘불공정’ 문제가 20대들에게 크게 다가간 것 같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관련한) 여론조사만 봐도 20대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 대한 대응을 지적하며 “추 장관 측과 여당 쪽에서는 법 논리를 앞세우며 규정 위반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 논리 이전에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정서적으로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조국 사태의 경우도 ‘위법은 없었다’ 등 법 논리로 앞세우다가 여론이 악화됐다. 이번 경우도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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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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