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규 사모펀드의 수탁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옵티머스운용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수탁 거부에 나선 것이다.
사모펀드 상품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비중은 5.10% 수준으로 1년 전 7.61% 대비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DLF사태와 관련된 우리은행은 1년 전 대비 62% 감소했고, 하나은행(-41%), 신한은행(-34%) 순으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다만 사모펀드 사태와 무관한 KB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2조원 늘어났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의 비이자수익 확대 경쟁에 경계하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국내 은행들이 비이자 부문 확대를 추진해왔으나 리스크 소홀로 인해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와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융권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예대마진 수익에 의존해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비이자수익 사업도 진행해왔다. 사모펀드 판매도 이 가운데 하나였지만 최근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그 책임이 은행으로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일련의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고, 은행의 판매도 사실상 위축될 것”이라며 “결국 비이자수익이 부진하면 또다시 이자마진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사모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판매사인 은행에 책임을 모두 전가하다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사모펀드의 판매사이지 실제 설계하고 관리운용하는 운용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판매사 책임만을 거론하는 것은 다소 부당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완화로 인해 순이자마진 수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WM(자산관리) PIB(기존 PB에(자산관리) 및 투자은행(IB) 역할을 결합한 조직)가 하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의 이자마진수익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이자 부문의 수익성 지표인 NIM은 1분기 1.46%에서 2분기 1.42%로 2분기 기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도 막혀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들에 대한 이자상환 유예 기간까지 늘어났기에 금융권의 부담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결국 금융당국은 이달까지이던 은행의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완화 기한을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이자 상환 유예가 갈수록 늘어날 수 록 한계기업의 이자보상배율도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자금을 조달해준 금융권에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