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금융지주사 실적 선방에도 리스크 여전 

‘코로나19 시대’ 금융지주사 실적 선방에도 리스크 여전 

기사승인 2020-10-28 06:20:01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증가한 반면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익이 오히려 감소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이자 상환도 유예된 상황이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만약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건과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출을 일부 상환하지 못할 경우 부실채권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우려한 것에 비해 견조한 실적을 냈다. 

은행 계열 지주사 가운데 시가총액 1위 KB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779억원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했다. 이어 신한금융그룹도 3분기까지 2조9502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2조8960억 원) 대비 1.9% 늘어났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리딩금융’이라는 자존심을 지켰다. 하나금융도 누적 순이익(2조1061억원)이 전년대비 3.2% 늘어났다. 우리금융(-46%)을 제외하고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실적 선방을 이뤄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실제 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은 늘어났으나 지주사 핵심 자회사라고 할 수 있는 은행권은 순이익은 감소했다. 즉 비은행 부문에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적이 방어했으나 정작 비중이 가장 큰 은행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둬서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8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1243억원)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1조7650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9763억원 대비 10.7% 줄었다. 하나은행의 누적 순이익도 1조6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1369억 원) 감소했다. 

게다가 현재 시중 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잔액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8월중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11조7000억원 증가한 948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치다. 

기업대출 증가액(올해 9월 누적 기준)도 97조1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8년 1~9월)의 64조3000억원의 1.5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은 73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4.5% 증가했다.

문제는 현재 기업들의 재무여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기업 매출액은 2019년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감소했고, 올해 2분기에는 전년동기 10.1% 줄어들었다. 부채비율도 올해 6월 기준 87.0%로 전년 동기(83.5%) 보다 3.5%p 상승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년 한계기업(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20%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금융권의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내년 3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의 조치이긴 하나 결국 이 같은 방안은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은 ‘대한민국 금융 부문 평가 프로그램 기술 노트’ 보고서를 통해 “총 기업부채의 4분의 1(GDP의 약 28%)은 '위험부채'이며, 이 가운데 절반정도는 중소기업에 포함된다”며 “전체 중소기업 부채의 약 절반이 위험부채로 추정되고 ROA(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가 1% 미만인 기업이 보유하고 있어 은행의 재무제표에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금융권 관계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은행의 건전성은 내년 이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대출 만기에 놓여있는 기업들이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은행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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