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뇌물과 도박, 시험 답안지 유출 등 전남도교육청이 각종 비리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장석웅 교육감이 ‘침묵’으로 일관, ‘도민 무시’가 도를 넘어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전 도교육청 간부 공무원이 지난달 13일,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즉각 항소해 상급 법원에서 다시 유‧무죄를 다투게 됐지만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10여 명의 전남도교육청 직원들이 수십억 규모의 암막스크린 납품비리와 관련, 2년여 동안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벌여 온 전남경찰에 덜미가 잡혀 뇌물수수혐의로 조만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흥에서는 일선학교 시설직원이 억대 사기도박에 연루돼 들통났다. 이 직원은 특수장비를 이용해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에게 꾀여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 9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과 장흥교육지원청 관계자에 따르면 사기 도박단이 사기도박으로 챙긴 돈이 8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함께 도박을 한 이 직원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모두 60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흥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검찰은 이 직원을 ‘사기 피해자’로 보고 징계에 부정적 의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적극적인 도박 의사가 없이 피의자들의 유인으로 도박에 참여한 점과, 징계를 할경우 앞으로 사기도박을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직원은 2010년에도 도박을 했다가 징계를 받은 바 있어, 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완도지역 한 고등학교에서는 교사가 올 1학기 기말고사 답안지를 유출한 사건이 적발, 지난달 23일 해임됐다.
당시 3학년 담임이던 영어교사 A(47)씨는 지난 7월 기말고사를 앞두고 자신의 반 여학생에게 영어시험 답을 모두 전달했고, 이 학생은 영어 과목에서 최우수 점수를 받았다.
시험 답안 유출이 확인되자 학교측은 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해당 학생의 영어점수를 0점 처리하고 전체 학생의 내신 등급을 조정했다.
감사를 벌인 전남도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대해 중징계를 요청했고, 지난달 14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해임’을 의결했다.
이 교사는 이 사건이 적발되기 전, 해당 여학생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돼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다양한 공직 비리가 모두 올 한 해 발생하면서 학부모와 도민들의 전남교육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음에도, 장석웅 교육감은 도민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으면서 도민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최측근 참모 공무원이 비리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교사가 시험 답안을 유출해 성적을 조작하려 했고,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되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는데도, 전남교육의 수장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교육가족은 물론 도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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