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저축은행, 디지털로 1금융 따라잡자…양극화는 ‘딜레마’

상호금융·저축은행, 디지털로 1금융 따라잡자…양극화는 ‘딜레마’

소형 저축은행·지역조합 경쟁력 약화

기사승인 2021-01-06 06:10:02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찾아온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는 시중은행을 넘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됐다. 특히 기존 고객층이 중·장년이던 상호금융조합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소형 저축은행과 단위조합들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양극화’는 업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와 시중은행만 참여하던 ‘오픈뱅킹’ 서비스가 지난해 말 상호금융조합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까지 저축은행·카드사 등이 참가하며 전 금융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픈뱅킹은 국내 시중은행과 핀테크기업이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금융 애플리케이션 하나만으로도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기능과 함께 자금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디지털 금융의 필요성 및 이용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2금융권에서도 발빠르게 오픈뱅킹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5개 상호금융조합(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은 지난달 22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저축은행의 경우 상반기 내 오픈뱅킹 서비스 시행을 위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가입한 66개 회원사는 저축은행중앙회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되, SBI·웰컴·애큐온·OSB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 12곳은 개별적으로 자사 앱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픈뱅킹을 넘어선 디지털화 추구는 상호금융조합과 저축은행의 올해 주요 ‘과제’로 선정됐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오픈뱅킹 도입 등으로 인한 디지털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이라며 “디지털창구 업무구축 및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업무제휴를 통해 디지털 금융기반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자산 200조를 돌파한 새마을금고도 중앙회 차원에서 금융과 IT를 결합해 새로운 금융서비스 환경 구축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새마을금고 빅데이터 마스터플랜에 따라 금융과 IT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환경을 마련하겠다”며 “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공제 디지털 플랫폼 구축도 강화해 디지털MG의 위상을 더욱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2021년 오픈뱅킹 조감도. 사진=금융위원회

상호금융조합 관계자는 “기존 오픈뱅킹 서비스 내에서는 은행과 핀테크사들만 참가했지만, 올해부터는 2금융권도 참여하면서 사실상 오픈뱅킹 내 1금융과 2금융의 차이가 사라지는 셈”이라며 “이제부터는 오픈뱅킹 내 어떤 금융사가 금융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들이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장밋빛 전망을 그리는 가운데, 소형 저축은행과 단위조합들의 디지털 소외현상으로 양극화 현상이 가속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2금융권이 디지털화가 진행될 경우 ‘영업구역 제한’이라는 제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조합들은 본점이 위치한 지역 밖에서 여수신 업무를 진행할 수 없어 지역 기반의 소형 저축은행들이나 단위 상호금융사들은 지역기반 영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화가 진행된다면 영업구역을 벗어나 전국구 단위로 여수신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소형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들은 대형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과 간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양극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일원화된 정책 집행보다는 개별적인 규제 완화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비롯한 상호금융조합들은 시중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저신용자들을 위한 대안금융이자 지역밀착형 금융으로서 지역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라며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2금융 중·소형 업체들은 영업수익이 악화됐고, 디지털화 같은 외연확대에 신경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앞으로 대형사의 독주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저축은행 업권 내 M&A 규제완화라던지, 소형 상호금융조합의 세제혜택 증가 등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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