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프로농구 창원 LG가 벌써부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창원 LG는 4일 서울 삼성에 김시래와 테리코 화이트를 보내고 이관희와 케네디 믹스를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삼성에게 당장 실익이 높은 트레이드로 보인다.
현재 16승 20패인 삼성은 서울 SK와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아직 하위권이지만 6위 전자랜드와 2경기 차라 충분히 플레이오프 희망은 남긴 상황이다. 현재 삼성에는 팀을 이끌 포인트가드가 부족하다. 팀 전체 어시스트가 16.0개로 리그 전체 9위다.
김시래는 올 시즌 평균 12.1득점 5.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도움은 리그 3위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포인트가드다. 삼성은 김시래를 통해 약점 보강을 할 심산이다.
여기에 테리코 화이트도 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는 득점원이다. 올 시즌 화이트는 리그 중반에 합류해 9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 11.2득점을 기록했다. SK 시절만큼 화끈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강력한 한 방을 갖췄다는 평이다.
삼성은 현재 1옵션 외국인 선수 아이제아 힉스의 의존도가 높다. 백업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득점원들이 부진하면서 고전 중인 가운데, 김시래와 화이트가 합류한다면 충분히 반전 시나리오를 써갈 수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반면 공동 최하위인 LG(12승 24패)에겐 이번 트레이드는 미래를 대비한 거래라고 볼 수 있다.
김시래의 반대 급부로 받아온 이관희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획득한다. LG는 올 시즌 샐러리캡 25억 중 90.8%(22억 7000만원)을 소진했다. 본래 남아있던 2억3000만원의 여유에 1억5000만원 여유분이 생긴 셈. 더구나 LG는 올 시즌 후 조성민, 김성민, 주지훈, 정성우 등이 FA로 풀린다.
LG는 이번 트레이드로 올 시즌 종료 후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돌아오는 FA 시장에서는 송교창(KCC), 이재도(KGC), 전준범, 함지훈(현대모비스), 허일영(오리온) 등 빅네임급 선수들이 나온다.
마침 다음 시즌부터는 KBL의 샐러리캡 제도에 소프트캡 룰이 도입된다. 기존과 달리 샐러리캡 총액 25억에서 비용을 초과해 사용할 수 있다. LG가 빅네임을 지를 환경이 마련됐다.
또한 삼성에서 데려오는 믹스는 현재 부상 중인 캐디 라렌이 완쾌하면 라렌으로 교체 후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 라렌은 충분히 다음 시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다.
당장의 트레이드가 삼성쪽에 무게감이 실린다는 의견도 있지만, LG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LG는 트레이드 보도자료 말미에 “더불어 팀 재건을 목표로 올 시즌 종료 후 이번 2대2 트레이드와 연계해 삼성과 추가적인 방안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빅맨 포지션이 취약한 LG는 삼성에게 센터 자원을 받는다는 후문이 돌고 있다.
여기에 다음 시즌에 나오는 프로에 진출하는 유망주들의 면모도 괜찮다. 고려대의 하윤기와 신민석, 연세대의 이정현 등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유망주들이 프로에 뛰어든다. 현재 리그 최하위인 LG가 지금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로터리픽(1라운드 4순위 내) 획득이 유력해 특급 자원을 얻을 수 있다.
LG는 최근 5시즌 중 4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하는 등 암흑기를 보냈다. 올 시즌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취임한 조성원 감독이 LG 부임 당시 약속한 빠르고 공격적인 팀 컬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유니폼을 바꿔입은 김시래와 이관희는 오는 6일 창원에서 서로 친정팀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친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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