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9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서 "자영업자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실질적 손실보상뿐만 아니라 형평성에 어긋나는 방역수칙, 그리고 사회적 낙인 때문이다"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이 총장은 "집합금지 당사자들이 중산층에 몰려있고, 이들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방송인 허지웅씨가 '모두가 함께 감내해야하는 고통은 이길 수 있지만 나만 감내해야하는 고통 이겨낼 수 없다'고 했는데 딱 자영업자들 심정을 대변한다"며 "방역당국 정책 핵심이 확진자 수에만 매달려있고 사람은 없다. 사람 살리자고 하는 방역 대책에서 정작 방역대책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빠져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회적 낙인찍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총장은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 직장, 학교, 병원에서 시설을 이용하지 말라는 문자 공문이 발송된다. 일례로 제가 운영하는 매장이 위험한 시설이니 이용하지 말라는 문자를 저와 가족과 동네사람들이 받고 있는 것이다.현대판 주홍글씨고 마녀사냥이다"라며 "손실보상도 문제다. 자영업자들 자기들 생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취약층이 고용되는 일자리도 책임져왔다. 이 일자리가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4차 재난지원금 얘기 나오면서 손실보상 얘기 쏙 들어간다. 집합금지, 집합제한 업종은 지금까지 대부분 재난지원금 한 푼도 못 받았다. 재난지원금 기준이 소상공인이기 때문"이라며 "적게는 2~3천만원 많게는 7~8천씩 손해보는데 재난지원금 200~300 받아서 어떤 도움이 되겠나. 이 분들은 정확히 지원의 대상이 아니다. 합당한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납세거부 운동도 거론했다. 이 총장은 "현재 자영업자들이 점등시위, 개점시위를 하고 있는데 불법 개점하면서도 방역을 더 강화하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자영업자들"이라며 "이들이 행동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납세 거부가 될 것이다. 권리를 침해당했기 때문에 의무를 다할 생각도 없다. 이게 사회 시스템 붕괴다. 방역당국이 막아주셔야 한다"고 피력했다.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책연구센터장도 "전년 대비해서 3차 코로나가 유행한 시기 신용카드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소상공인 수익이) 전년 대비 60%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도 증명이 됐다. 코로나 방역 수칙에 따른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영업제한 업종이나 집합금지 업종 같은 경우에느 이 보다 피해가 훨씬 심할 것"이라며 의견을 더했다.
노 센터장은 "지금같은 단편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로는 코로나 확산 상황이 오면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는)같은 상황이 계속 전개될 것이다. 영업 시간 제한이나 영업시설만을 대상으로 한 기준 설정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닐 것이다. 보다 체계적인 감염의 이동경로를 분석을 해서 관리가 필요한 시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또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을 할때는 반드시 국민의 의견이라던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방역수칙 단계를 상향조정하거나 하향조정할 때는 이해관계자도 함께 참여해 다양한 의견 수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방역위반 사례에 있어 사업자에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소비자, 이용객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건규 전국상인연합회 사무총장은 "마스크 착용 지침 위반 시 확진자가 발생하면 일반 소비자는 10만원의 과태료가, 사업자에는 3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사업주만의 책임으로 돌려선 안 된다"며 "개인 방역 규제를 강화시켜서 사업자와 소비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처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그 대신 사업주는 마스크를 항상 쓰고 손소독을 하도록 주의시킬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총장은 "KTX나 고속버스 이용자가 (마스크를 벗고) 물 한모금 먹었다고 철도기관사한테 과태료 물리지는 않는데 왜 소상공인 자영업자한테는 경고하고 처분을 하느냐"며 " 앞으로 수칙을 만드실때는 그 부분은 그 소비자한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세칙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장도 "자영업자들이 마스크 쓰라고 했다가 폭행당하는 경우 왕왕있다. 언제까지 사업장에게 책임 전가 할것이냐"며 부연했다.
다만 사업장 이용객에게 방역수칙 미준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에 있어서 방역전문가들은 난색을 표했다.
김동현 한림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확진자가 생겼을 때 시설이나 업체에 책임 물리고 과태료 부과하는 방식은 방역 대응에 있어서 적절해보이지 않는다. 또 감염된 사람에게 책임 지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걸린 사람도 누군가로부터 전파된거고. 책임 추궁을 전제로 한 방역 전략 보다는 우리 모두가 어떤 감염 됐거나 감염된 시설에 방문했거나 하는 부분도 같이 피해자라는 생각에서 이겨내려는 공감대가 저변에 깔려야 한다. 정상 영업, 정상 사회활동 하면서 감염되신 분들께는 희생자로 만들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이재갑 한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차원에서 모범적인 영업장 상황이나 모델을 발표하고 장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라며 "마스크 착용 뿐만 아니라 환기도 중요하다. 환기가 잘되는 구조 업소는 폭넓게 열어주는 방법도 고려하면 좋겠다. 환기가 안 되면 운영 어려우니까 환기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국책연구소나 이런데서 환기 방법, 환기 잘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개선해서 얘기해줘야 업소내에서의 안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자영업자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방역을 이어갈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방역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봉착한 핵심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1년 정도는 더 견뎌내야 하겠고, 한 두 차례 이상의 대유행을 넘겨야 할 것으로 예감하고 있다"며 "두 차례 토론회 거치면서 공통적으로 사회경제적 손실을 입체적으로 보면서 지속가능한 형태로 개선할 것과 형평성과 근거에 기반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할 때 중요한 키워드로 놓고 개편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현재의 5단계 체계 거리두기 단계를 좀 더 심플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부분은 고민하겠다. 다만 현재 기준이나 강도가 너무 강하다는 의견 있고, 한 쪽에선 너무 약하다는 의견이 있다. 좀 더 고민해야될 부분"이라며 "다중이용시설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운영 규제를 최소화하면서 개인 방역 관리 강화하는 쪽으로 가자는 의견이 일치한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효과성이 입증됐으므로 모임을 금지하거나 외출, 여행을 자제시키는 것 강화하면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운영 규제는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를 해보자는 의견이다. 정부도 동의하지만, 결국 국민들이 부담이 커지게 될 텐데. 피로도를 어떻게 함께 완화시킬지에 대한 부분이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정책에 있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 반장은 "현재 수도권 환자가 집중되고 비수도권 환자 수 발생이 떨어지다보니 비수도권 지자체에서 방역관리 열심히해서 상황을 안정시킨 지자체조차 중앙정부 방침에 따라 방역 완화 시키지 못하면 지면주민에 대한 방역준수 동기가 약화된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런 문제도 상당한 타당성 있어서 고민하고 있다"며 "설 연휴 이후 거리두기 체계 중수본과 방대본기 개편해서 만들어나가겠다.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 나오면 한 번 더 의견 듣는 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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