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고강도로 실시되면서 자동차 및 병원 이용빈도가 줄어들며 손해율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연결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0억원(22.7%) 증가했다. 이 중 손보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화재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7.3% 증가한 75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24조499억원, 영업이익은 20.6% 증가한 1조44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DB손보의 경우 5개 손보사 중 가장 큰 실적향상을 이뤄냈다. DB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47.5% 증가한 5637억원을 기록, 업계 2위 자리를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현대해상은 1년전보다 23.3%(628억원) 증가한 33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86억원(27.5%) 줄어든 2868억원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도 전년 대비 43.3% 증가한 43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호황 속에서도 국내 5개 손보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한 곳도 있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019년 2343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639억원으로 30% 감소했다. 이와 관련 KB손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투자환경악화로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손실이 증가했다”며 “여기에 더해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투자이익 감소가 동반, 전체 투자이익이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손보업계의 실적향상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이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이동량이 줄면서 사고 발생건수가 낮아진데 이어 감염 우려로 병원 이용 빈도도 줄었다. 이는 손해율이 개선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손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삼성화재 85.6% ▲DB손해보험 84.4% ▲현대해상 85.4% ▲메리츠화재 81.9% ▲KB손해보험 84.6%로 각각 집계됐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없던 지난 2019년의 업계 전체 자동차보험 손해율인 99.8%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개선된 셈이다.
다만 실적 개선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백신 보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는 만큼 더 이상의 ‘반사이익’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지만, 2019년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유난히 저조했던 만큼 이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실적 향상폭이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면도 있다”며 “올해의 경우 차량 이용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다시 손해율이 악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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