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 백승호는 스페인 페랄라다, 지로나를 거쳐 2019년 여름 독일 다름슈타트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에는 어느 정도 출전 시간을 보장받았지만, 최근 팀 내 입지가 좁아지면서 정기적인 출전 보장과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2020 도쿄하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내 무대로 시선을 옮겼다.
이에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전북 현대는 백승호의 영입을 추진했다. 김상식 감독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백승호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다.
가장 큰 걸림돌로 예상된 ‘5년 룰’도 통과했다. ‘5년 룰’이란 아마추어 선수가 국내 성인 무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외 프로 무대로 직행하면, 해외팀과 프로 계약을 하는 시점부터 5년 이내에 K리그로 복귀할 경우 최대 연봉을 3600만원으로 묶는 규정이다.
전북은 스페인 프로축구협회로부터 “백승호가 프로계약을 맺은 지 5년을 넘겼다”는 회신을 받은 이후 다름슈타트와 구체적인 이적료 등을 논의하며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승호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팀으로 떠나기 전 수원 삼성과 입단 합의를 하고 지원을 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문제가 됐다.
백승호는 2010년 바르셀로나 유학 전 매탄고 진학 조건으로 수원으로부터 3년 간 매년 1억원씩 3억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유스팀과 5년 계약을 맺으며 매탄고 진학이 어려워졌고 ‘K리그 복귀 시 무조건 수원 입단을 약속한다’는 2차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반할 경우, 지원비 반환과 손해 배상을 청구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전북의 백승호 영입 추진을 언론 보도로 알게된 수원은 모기업인 제일기획 법무팀을 통해 법적 절차를 준비 중이다. 백승호의 이적 추진에 수원은 ‘신의를 저벼렸다’는 반응이다.
해당 합의서에 대한 사실을 전혀 몰랐던 전북은 당황했다. 전북은 ‘우선 복귀’와 관련해 지난해에도 한 차례 쓴 맛을 본 적이 있다. 지난해 겨울 기성용 영입 추진에 나섰지만, ‘우선 복귀’ 조항으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결국 전북은 백승호 영입전에 사실상 철수했다. 전북 관계자는 “K리그 근간을 흔들 이유가 없다. 애초에 몰랐기 때문에 진행을 한 것일 뿐, 알았다면 영입 시도를 안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북행이 불발이 되면서 백승호의 거취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백승호가 K리그에 복귀하기 위해선 수원 유니폼을 입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수원이 백승호 영입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이미 시즌 시작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고, 높은 연봉을 수원이 감당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유럽 이적시장도 종료돼 백승호의 유럽 리그 내 이적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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