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보험 출시…‘고객수요 VS 미끼상품’ 논쟁

코로나19 백신보험 출시…‘고객수요 VS 미끼상품’ 논쟁

미니보험·특약 형태 상품…부작용 발생시 최대 200만원 보장
초기 접근 용도 사용 우려…“생활보험 형태 상품 개발노력 필요”

기사승인 2021-03-30 06:10:01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성동구보건소에서 간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고객들의 ‘니즈’ 충족을 위해 부작용 피해를 보장하는 보험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보험사들의 행태는 불안감을 키우는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국내에서 실시되면서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 피해(아나필락시스 쇼크)를 보장해주는 ‘백신보험’을 하나둘씩 출시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의미한다. 29일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의 인과성이 있다고 인정된 사례는 총 4건이 있다.

라이나생명은 25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진단비를 지급하는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 소액단기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특약형 보험상품이 아닌 단독 상품으로, 아나필락시스 진단이 확정될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2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특약을 넣을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맞고서도 코로나19로 사망한 경우 최대 2000만원 보장받을 수 있다. 일반 사망은 특약으로 300만원까지 보장한다. 만 20세부터 70세까지 들 수 있다. 1년 만기 순수 보장형이다.

삼성화재도 아나필락시스 진단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응급실에 내원해 아나필락시스로 진단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200만원을 지급한다. 다만 삼성화재의 코로나19 백신 보험의 경우 삼성화재의 건강보험 상품인 ‘태평삼대’의 특약 형태로 들어가 있다. 따라서 삼성화재의 코로나19 백신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선 태평삼대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해당 특약에 대해 손해보험협회에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라이나생명

이같은 ‘코로나19 백신 보험’ 상품은 보험업권에서 추가로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생·손보협회 등에 (백신보험) 개발을 위한 문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국민들이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보험사들이 적극적인 상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보험사들이 최근 출시한 코로나 보험은 고객 유치를 위한 ‘미끼상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피해를 보장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백신 접종 이전부터 출시됐다. 실제로 대만 등 해외에서는 코로나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격리로 발생한 소득 감소분을 지원하는 비용보상보험을 비롯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격리 대상자가 된 직원의 급여를 최대 50%까지 보장하는 기업형 상품들이 출시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백신 접종 부작용을 보장하는 보험상품 이외의 코로나19 특화 보험 상품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나와있는 보험상품들도 소액단기·특약 형태인 경우다 보니 코로나 보험을 통해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확보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연맹 배홍 보험국장은 “백신 보험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를 덜어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현재 나와있는 상품들이 기존 건강보험의 특약, 혹은 미니보험 형태로 있다는 점에서 보험소비자들의 초기 접근(미끼상품)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면 해외처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생활보험 형태의 상품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백신보험을 넘어 코로나19 피해 관련 보장 상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김도연 연구위원은 ‘반복되는 전염병 위험과 보험업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선 코로나19 피해 보장 상품을 새로 개발하기보다 기존 보험을 통한 보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전염병 위험이 반복되고 다양한 손실이 발생됨에 따라 전염병 위험을 보장할 수 있는 보험상품개발,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한 보험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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