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정부가 신규정책서민금융상품의 일환으로 저신용 서민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햇살론 카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드업권에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 보고 있다. 신규 회원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카드를 발급하기 때문에 연체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첫 번째 후속조치로 저신용·저소득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정책이 담긴 ‘정책서민금융 공급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에는 법정최고금리 인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신규정책서민금융상품들이 담겼는데, 이 중 ‘햇살론 카드’라는 여신전문금융업권의 신규 정책금융상품을 올해 하반기까지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햇살론 카드는 서민취약계층의 금융상품 선택권을 확대, 건전한 소비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간 저신용·저소득 서민취약계층 등은 신용점수 부족 등의 사유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워 할부나 포인트 등 신용카드 이용 혜택에서 배제됐다. 실제로 금융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신용평점이 680점(과거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이들은 신용카드 발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햇살론 카드는 서민금융진흥원 등 신용관리 교육기관에서 최소 3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고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 중 소득증빙이 가능한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최대 200만원까지의 후불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카드론과 7대 업종(일반유흥주점, 무도유흥주점, 기타주점, 위생업종, 레저업종, 사행업종, 기타업종)에선 이용이 제한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과도한 부채발생을 사전 예방하고, 채무조정·복지제도를 안내하는 등의 연체자 발생 시 대책을 함께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카드업권에서는 햇살론 카드 도입 취지 자체는 이해하지만, 저신용자들의 다수 유입으로 인한 연체율 증가에 따른 리스크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햇살론 카드는) 포용적 금융 차원에서 저신용자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확대한다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며 “다만 저신용자 신규고객 확보 측면이라는 이점 보다 연체율 상승 등의 리스크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보강과 연체 이후 방안이 나오긴 했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이 아니다 보니 불안감이 높다”며 “최근 수수료 인하 이슈 등 악재가 겹쳐있어 카드업계가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카드업계의 불안감에 대해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햇살론 카드를 두고 “최저신용자 대상 상품임을 고려해 보증비율 100%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연체시 카드업계의 부담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햇살론카드 등 신규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위한 보증재원은 금융회사 출연금 외에 정부재정도 포함되며, 정책서민금융상품 출시는 개별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카드업계를 대상으로 한 햇살론 카드 비공개 설명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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