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등 6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교통연대'는 지난달 중고차시장 전면 개방을 촉구하는 '범시민 온라인 서명 운동'을 개시했다. 온라인 서명 운동은 시작한지 28일 만인 지난 9일, 참여자 수가 10만 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한 달도 안 돼 10만 명이 넘는 소비자가 참여한 것은 중고차 시장의 변화를 바라는 불만의 표출"이라며 "중고차 시장의 혼란과 소비자 피해 방지 차원에서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내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완성차 업계의 진출이 제한됐었다.
지난 2019년 2월 지정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계는 중고차 사업 진출 의사를 밝혀오고 있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이와 관련해서 1년이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기존 업계만 중고차 매매업을 할 수 있는 폐쇄적인 중고차 시장 구조로 인해, 중고차 업체들은 허위 미끼 매물을 비롯해 침수차·사고차 매물, 주행거리 조작, 불투명한 가격산정 등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관행 거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피해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고차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태도 발생했다.
'허위 매물'뿐만 아니라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지난 11일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 피해는 금융사에 보상을 요구하기 어려우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중고차 매매시장의 불투명성과 자동차 담보대출의 취약성을 악용한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가 지속 발생해 그 유형과 유의사항을 안내한 것이다.
주요 유형으로는 렌트카 사업의 수익금 또는 중고차 수출의 이익금을 제공하겠다며 명의 대여와 차량 인도를 요구하거나 저리의 대환대출이나 취업 또는 현금융통이 가능하다며 중고차 대출계약을 요구하는 등이다.
이처럼 국내 중고차 시장이 혼탁한 것은 기존 매매업계만 중고차 매매업을 할 수 있는 폐쇄적인 시장구조 때문이며, 중고차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여 소비자의 선택권과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 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 포함하는 건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바 있고 중고차 시장의 개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계속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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