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15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승점 25점(7승4무4패)으로 단독 3위에 오르게 됐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전반전에는 제주의 강한 압박에 대비해 리바운드 볼 소유나 공격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주문했었다”라며 “그런데 골에 대한 반응이 부족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졌고 실점했다. 후반에 선수 교체를 통해 간결하게 갔다. 이른 시간에 만회골을 넣었고 역전승을 할 수 있었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히어로는 제리치였다. 제리치는 동점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는 부진에 시달렸지만, 전북전을 시작으로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 감독은 “전북전에 득점을 못했지만 제공권이나 앞에서 싸우고 연결해주는 부분이 좋아졌다. 부상 이후에 몸상태가 올라오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개인 훈련을 통해 경기에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라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경기에서 잘 나타났다. 제리치가 모처럼 득점을 하고 도움했기 때문에 남은 경기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거라 본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은 지난 9일에 있었던 전북전 3대 1 승리 이후 걱정하는 부분이 있었다. 박 감독은 “전북전 승리 이후 2일 만에 경기를 해서 선수들이 들뜬 기분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경기 전에도 주의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나타났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후반전을 앞두고 전술적인 부분보다는 ‘기본도 못하는데 어떻게 우리가 이기겠느냐, 우리가 잘해왔던 부분을 하고 기본을 잘 지키면서 포기하지 말자. 홈팬들에게 보여주자’고 주문했다.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그정도로 강하게 말한 건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그런 부분이 잘 통한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고 또 고맙다고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최근 수원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3경기에서 2승 1무를 거뒀다.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선전을 이어가면서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에 수원은 리그 하위권으로 미끄러진 바 있다.
팀이 좋은 모습을 보이자 수원 선수들이 대표팀에 발탁되야 한다는 이야기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대표팀에는 수원 선수가 단 한 명도 뽑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박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당연히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가는 걸 바란다. 동계 때도 목표를 크게 가지자고 했다. 수원에서 대표 선수 하나도 안 나오는 게 아쉽다고 했다”라며 “선수들이 더 잘해서 더 큰 무대로도 갔으면 한다. 선수나 구단이나 축구팬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기대도 하고 응원도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박 감독은 “동계 훈련 때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목표는 우승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지금의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경기를 치르면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말한 부분들이 잘 된 다면 좋은 모습, 위치에서 올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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