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되 서로 격려하고 희생하고, 방심하지 말자고 했다. 그런 부분 경기장에서 잘 나타났다”라며 “수비가 잘됐고 득점까지 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선발 명단 짤 때 투톱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모든 선수들이 잘했지만, 김건희가 전방에서 좋은 모습 보여줬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서울이 어려운 상황에서 치르는 경기였다. 우리는 좋은 흐름이어서 경기 몰입이 흐트러질 수 있지 않나 생각해서 선수들과 미팅을 졌다”라며 “선수들에게 팀으로 준비를 하자고 했고, 잘됐다. 상대 미드필더의 기량이 좋기 때문에 수비를 잘한다면 기회가 충분히 올 거라고 생각했다. 공격적으로는 상대의 양 측면 공간을 노려서 득점하자고 했다. 그런 부분들이 잘됐기 때문에 승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리그 8위에 그쳤던 수원은 19라운드까지 9승 6무 4패(승점 33점)으로 리그 2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이 써내려 나간 반전 시나리오다.
박 감독은 “훈련장에서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려고 한다. 집중력을 가지자고 하는데, 계속 이기면서 더 잘 나타나는 거 같다. 잘할 수 있을 때 들뜰 수도 있는데 선수들이 침착히 잘해줬다”라며 “선수들에게 항상 팀워크를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는데, 그 부분은 분명히 베테랑 선수들이 잘 받쳐주고 있어서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박 감독은 올 시즌 수원의 가장 히트작인 ‘매탙소년단(매탄고 출신 선수들)’에 대해선 “내가 만들었다는 건 과찬인 것 같다. 상황이 잘 맞은 것 같다. 매탄고 출신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정말 잘했다”라며 “팀으로 같이하고 경기에 몰입하는 부분을 요구했는데, 선수들이 다 잘해주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성실하고 노력하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런 부분 끌어내기 위해서 노력했고, 승리하면서 자신감이 나오는 거 같다”고 언급했다.
기세를 타면서 수원의 오랜만에 우승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원이 이번 시즌에 우승을 차지할 시 2008년 이후 약 13년 만에 우승이다. 수원이 우승을 위해선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박 감독은 “감독으로서 여러가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 선수들도 너무 잘해주고 있다. 팀이 강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휴식기에 고민하고 준비해야할 거 같다”고 말했다.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다 하반기 복귀가 확정된 권창훈에 대해선 “지금껏 쌓아온 커리어도, 기량도 워낙 뛰어난 선수다. 수원에서도 좋은 활약했다”라며 “큰 도움이 될 거라 본다. 포지션이 미드필더도 가능하지만 더 공격적인 위치도 볼 수 있다. 저희 공격에 힘을 받을 수 있고, 활용 자원이 늘어날 거라 생각한다.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권창훈이 합류하면서 2선이 한층 강해졌지만 동 포지션의 고승범이 오는 6월에 국군체육부대(김천 상무)에 입대를 하게 됐다.
박 감독은 “고승범이 울산전 끝나고 종아리 부상이 있어서 FA컵도 그렇고 리그 준비를 잘 하지 못했다. 제가 부임한 뒤 많은 활약을 해줬는데, 마지막 경기를 뛰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선수가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라며 “감독으로서 ‘슈퍼 매치’에 참여시키고 싶었고 본인 또한 회복 의지가 있었다. 후반에 역할 많이 했다. 입대해서 더 발전된 모습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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