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쌍방울그룹 계열사와 하림, 사모펀드 등이 이스타항공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LOI를 제출한 인수 의향자를 대상으로 오는 7일까지 예비 실사를 진행하고, 14일 매각 금액이 적힌 입찰서류를 받는다.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곳은 쌍방울과 하림이다.
크레인과 특장차를 제작하는 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은 그룹 내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벌크선사 팬오션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 유보금 1900억원 등 하림그룹 내 현금성자산에 여유가 있어 이스타항공 인수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지주만 해도 연간 2조원의 매출과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자산은 10조원에 이른다. 팬오션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화물 운송 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인수자가 선정되면 유상증자가 진행되고,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주식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대부분이 소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은 연내 국내선 운항을 목표로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절차에도 돌입했으며,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중견기업으로부터 우선 100억원 가량을 대출받아 AOC 재발급 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이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올해 5월말 기준 이스타항공 자산은 550억9000만원에 불과한 반면, 부채는 2564억8000만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3월부터 모든 노선 운항이 올스톱되면서 운항증명(AOC)도 중단됐으며, 9월엔 600명 규모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향후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AOC 재취득과 운수권 배분, 해직 노동자 문제 등 난제가 쌓여있어 경영 정상화까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입 장벽이 큰 항공사 인수를 통해 어떤 기업이 그룹 도약기를 맞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이스타항공 인수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이상직(무소속)의원기 지난 2007년 전북 지역을 기반으로 설립한 저비용 항공사(LCC)다. 2019년 경영난으로 제주항공에 인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로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이 의원 일가의 편법 증여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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