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년차를 맞아 양국 간 자동차 수출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계 자동차 브랜드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4만6000대(15.2%)를 판매해 2만1000대(7%)를 판매한 일본계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독일계(18만7000대·61.9%)였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 브랜드는 줄곧 1위를 차지하였다. 그 다음은 일본차로 이어졌었다. 하지만 2019년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인해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불매운동 이전인 2019년 6월까지만 해도 4000대 가까운 차를 판매한 일본차 5개 브랜드(토요타ㆍ렉서스ㆍ닛산ㆍ인피니티ㆍ혼다)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뒤 판매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여기에 한국 닛산이 지난해 5월 한국 시장 철수를 발표하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브랜드들의 입지가 약화했다. 토요타는 2019년 시장 점유율 4.33%에서 작년 2.24%로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렉서스도 같은기간 5%→3.24%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가 차지하던 비중은 2019년 15%에 이어 2020년 7.5%까지 떨어졌다.
반면 미국차는 한·미 FTA에 따른 2016년 승용차 관세 철폐의 영향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2017년부터 4년 연속 증가 추세다. 작년 지프는 처음으로 연 판매 1만대 클럽에 들었고,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로 수입차협회에 가입했다. 또 테슬라 열풍도 한몫 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차 브랜드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증가세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판매비중은 8.5%로 역대 기록인 2011년의 8.9%에 근접했고 올해 1~5월에는 9.4%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의 대미 수출도 2011년 1만8000대에서 지난해 23만3000대로 13배 확대됐으며 32.9%의 높은 연평균 증가율을 보였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과거 미국은 한국 자동차시장이 일본 시장과 마찬가지로 폐쇄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한국 내 미국차 판매 증가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등 인식이 대폭 개선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미래차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교차 투자확대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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