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3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엄원상의 중거리슛 득점에 힘입어 2대 2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 보다 한 수 위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차례나 동점골을 넣고 비긴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었다. 특히 후반전에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밀리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비 불안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6월 가나와 두 차례 평가전이 끝난 뒤 “실점한 부분을 선수들에게 단단히 인지시켜야 한다. 실점하면 경기를 끌고 나가는 게 어려워진다는 걸 선수들에게 인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김진야(서울)와 설영우(울산)를 배치했고, 센터백 자리에는 정태욱과 김재우를 내세웠다.
전반 12분에 수비진의 실수로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줬다. 중원의 원두재(울산)이 아돌포 가이치에게 공을 빼앗겼고, 이후 흘러나온 공을 김재우가 제대로 차내지 못하면서 텍시스 맥알리스터가 공을 잡았다. 이후 맥알리스터는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한국의 골문을 갈랐다.
전반 종료 직전에도 수비진의 실수로 실점이나 다름없는 장면이 나왔다.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콜롬바토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정태욱이 머리로 걷어낸다는 게 골지역 오른쪽의 맥알리스터에게 향했다. 맥알리스터의 논스톱 슈팅은 다행히 골키퍼 안준수(부산)의 선방에 막혔다.
김학범호의 수비는 후반전에는 전반전보다 나은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은 여전했다.
후반 10분 추가 실점 장면도 수비수들의 판단이 다소 아쉬웠다. 반대편에서 날라온 공을 잡은 카를로스 발렌수엘라가 두 번의 터치 이후 감아차 골을 넣었다. 이 당시 수비수들이 발렌수엘라에게 빠르게 붙질 못했다.
중앙 수비수들이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위협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이에 이날 해설을 맡은 조원희 해설위원은 “많은 생각을 하기보다 때로는 단순하게 공을 걷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 수비수들의 부진에 와일드카드로 꼽힌 김민재(베이징)의 필요성이 더욱 느껴진 경기였다.
현재 김민재는 차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유럽 팀으로의 이적을 추진 중인 김민재는 아직 올림픽 차출에 대한 소속팀의 허락을 받지 못한 상태다.
최근에는 김민재와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의 협상이 올림픽 차출 문제 때문에 난항에 빠졌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결국 김 감독은 이날 김민재를 벤치에 앉히지 않고 아예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김 감독은 김민재의 차출이 불허될 경우에 대비해 ‘플랜 B’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지만, 대회가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대체자를 찾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아르헨티나전에선 골을 넣은 이동경, 엄원상보다 김민재의 존재감만 크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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