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쿠키뉴스] 최재용 기자 = 남자 양궁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면서 막내 김제덕 선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조용한 양궁장이 떠나갈 듯 쩌렁쩌렁하게 외친 ‘코리아 파이팅’은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김제덕 선수의 스승인 황효진 경북일고등학교 코치는 2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덕이가 경기 중에 ‘코리아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건 상대의 멘탈을 흔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긴장을 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 코치는 “(제덕이가) 대회 나가기 전에도 특별 훈련 할 때부터 ‘파이팅’을 소리치면서 스스로 긴장을 풀려고 했다”며 “그런데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그 긴장감을 겪는다는 게 좀 안쓰럽다”고 말했다.
경북 예천군 경북일고에 재학 중인 그가 양궁을 시작한건 2013년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당시 선생님의 의도치 않은 권유가 역대 한국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를 만들어 냈다.
황 코치는 “제덕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이랑 장난을 많이 쳐서 선생님이 ‘양궁장에 가서 좀 침착하게 하는 것도 배워라’고 보냈는데 1년 반만에 전국대회 금메달을 휩쓸었다”며 “선생님이 재능이 있고 이런 건 잘 모르고 시켰던거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를 알려주면 그 하나를 완벽하게 캐치할 때까지 끝까지 하려고 했다고 하더라”며 “해결이 되지 않으면 집에 가지 않고 계속 물고 늘어지고, 선생님들도 피곤할 정도로 훈련을 그렇게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제덕 선수가 포효한 ‘파이팅’에는 그의 가족이 있다. 황 코치는 “제덕이는 어머니가 안 계시고 아버지가 계시는데 몸이 안 좋으시다”면서 “실질적 가장인 제덕이가 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북도와 예천군도 공식 SNS에 김제덕 선수의 경기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선전을 기원했다.
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22일 김제덕 선수의 부친인 김철규(50)씨를 만나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김제덕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해 최연소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는 쾌거를 올렸다”며 “경기 내내 힘찬 목소리로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철규씨는 “열심히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 더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오진혁과 김우진, 김제덕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대만을 6대0(59-55 60-58 56-55)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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