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쿠키뉴스] 하중천 기자 =<편집자주> 코로나19 시대 안전·신선한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한 온라인 소비와 육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배달음식과 가정식 분위기가 보편화되면서 식료품의 품질이 소비의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최고 도체중(도축 후 고기 무게)을 기록한 강원도 홍천지역 한우의 품질, 우수성, 사육환경 등을 연재해 로컬푸드 발굴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하고자 한다.
지난해 7월 강원도 홍천에서 전국 최고 도체중(824㎏)을 기록한 일명 ‘슈퍼한우’가 탄생했다.
이 같은 결과는 홍천군 주도로 시작된 ‘알코올발효사료’와 꾸준히 진행됐던 한우 개량사업, 지역 축산 농가들의 노력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홍천 지역에서 30년간 오직 한우만 사육해 온 덕현목장 박시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매일 새벽 4시 사료 주러 집을 나선다”
“매일 새벽 4시 사료 주러 집을 나서고 있어요” 이는 박씨의 첫 일과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30년간 한우를 사육해온 덕현목장(대표 박시덕)을 방문했다. 이날 박씨는 직접 사료를 배합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인근 우사에서 볏짚을 먹고 있던 한우들은 외부인 방문에 일제히 고개를 돌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시하기 시작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돼지와 닭에 비해 소의 배설물 냄새는 그나마 심하진 않았다.
사료 준비 작업을 마친 박씨에게 그동안의 한우 사육 과정, 노하우, 아쉬운점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박씨는 약 30년 전 한우 4~5마리로 시작해 현재 470마리 사육 규모에 이르게 됐다.
그는 매일 새벽 4시20분에 기상해 홍천 영귀미면 월운리에 있는 우사에서 사료를 배급한 후 동면으로 이동해 2차 사료 배급에 나선다.
사료 배급을 오전 7시쯤 완료하면 첫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휴식도 잠시 박씨는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료 배합기를 통해 사료를 직접 만들기 시작한다.
박씨 농장에는 송아지(6개월), 육성우(12개월), 비육정기(22개월 이전), 비육후기(22개월 출하), 번식우(암소) 등 다양한 한우들이 사육되고 있다.
한우 종류에 따라 배합율이 다르고 사료에 첨가되는 재료도 다양하다.
오전과 같은 동선으로 오후 4시부터 사료를 주기 시작해 오후 9시 모든 일과가 끝난다. 보통 한우 1마리당 하루 10kg의 사료를 먹어치운다고 한다.
박 씨는 “홍천 지역 대부분 한우 사육 농가에서는 전문 사료공장에서 판매하는 TMR사료(완전사료)를 구입해서 쓴다”며 “하지만 우리 목장에서는 사료를 배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원가 절감을 위해 직접 배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합 사료에는 풀, 맥주박, 옥수수, 께묵 등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간다”며 “재료 중 옥수수(2만평)는 원가 절감을 위해 직접 재배해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우가축시장을 통해 매년 약 7000두 이상이 출하되고 있으며 타 지역에 비해 출하 기간이 짧아 한우가 모자라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우사를 추가로 짓기에는 각종 주민 민원과 허가 받는 기간이 약 1년 정도 걸리다 보니 지역 농장에서도 우사를 증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박씨는 “축산·환경 분야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우사를 증축하려고 해도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지역에서도 젊은 세대가 축산업에 뛰어들려고 해도 각종 규제와 단순 냄새 민원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료 값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부담되는 건 마찬가지다. 일반 농가에서는 인건비 때문에 사료를 주로 사서 쓴다”며 “외국인근로자를 쓰려고 해도 조금만 힘들어도 야반도주하고 일을 그만두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해 농가들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30년간 한우 사육 시설을 갖추고 온갖 노력을 했지만 마땅히 후계농이 없어 고민이다”며 “하지만 힘이 닿는데 까지 농장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홍천 관내에서는 1099개 축산농가가 6만8000여두의 소를 사육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화촌면, 영귀미면, 북방면, 남면, 서석면 등의 순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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