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지난 시즌이 끝나기 직전부터 엑소더스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팀을 이끌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카라바오컵 결승전이 열리기 3일전 경질됐다. 토트넘은 라이언 메이슨 유소년 감독에게 감독 대행을 맡기고 시즌을 어찌저찌 마쳤다.
토트넘은 차기 시즌을 앞두고 달라지기 위해 움직였다. 약 10년 만에 구단에 단장직을 부활했고, 이외에 이적시장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선수를 데려왔다.
하지만 감독 선임 부분에서는 난항을 겪었다. 많은 이들에게 퇴짜를 받으면서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었다. 이미 모든이들에게 토트넘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1순위였던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전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갔다. 레스터시티 브랜든 로저스, 아약스의 텐 하흐 등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전부 퇴짜를 맞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파리생제르망 감독의 컴백 소문도 돌았고 최근에는 인터밀란을 세리에A 정상으로 이끈 안토니오 콘테와도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무산됐다. 이밖에 젠나로 가투소, 파울루 폰세카 감독 등은 계약을 협의하다 모종의 이유로 계약 체결이 불발됐다.
토트넘의 최종 선택은 누누 산투 전 울버햄튼 감독이었다. 포르투갈 출신인 누누 감독은 히우 아베, 발렌시아, FC 포르투를 거쳐 2017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울버햄튼을 이끌었다. 울버햄튼에서 4시즌 동안 2부 승격 이후 신드롬을 써갔다. 승격 이후 2시즌 연속 7위를 올리는 호성적을 거뒀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까지 이끈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13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울버햄튼과 동행을 마무리했다.
누누 감독의 토트넘 입성은 마냥 쉽지 않았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신임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감독을 원했는데, 누누 감독은 선 수비 후 역습 공격을 주 전술로 삼는다. 무리뉴 감독과 전술이 상당히 유사해 적합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토트넘은 개막 후 3경기에서 무실점을 3연승을 거둘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리그 1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9골을 내주는 부진 속에 팀 순위도 11위(3승3패)까지 처졌다.
특히 지난 27일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1대 3으로 완패했다. 후반에 손흥민이 1골을 만회했지만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등 부진한 경기력 끝에 무너졌다. 아스널의 파상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현재 토트넘의 공격 지표는 리그 최하위권이다. 슈팅 횟수, 오픈 플레이 찬스, 활동량, 압박 성공률 등 대다수의 공격 지표가 꼴찌다.
비난의 화살이 팀을 이끄는 누누 감독에게 쏟아지고 있다. 올 시즌 치른 경기가 이제 10경기를 넘었는데 벌써부터 경질설이 나돌고 있다.
영국 BBC는 28일(한국시간) “토트넘의 누누 감독 선임이 악몽(나이트메어)으로 변하고 있다”라며 “토트넘은 이번 시즌 슈팅과 기회 창출 부분에서 20개 팀 중 20위다. 저주스러운 결과”라고 비판했다.
전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인 미카 리차즈는 최근 토트넘의 부진에 대해 선수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토트넘은)안정감도 없고, 조직력도 없다”며 “선수들이 다 따로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순위가 아닌 감독이 왔다고 핑계로 삼을 수 없다”며 “선수들은 어떤 감독이 와도 그에게 존경을 표하고, 팀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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