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적정성평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의료 서비스의 질적 강화와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을 돕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실시했으며, 평가 결과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평가가 20년 가까이 진행됐는데, 무늬만 평가일 뿐 실제 국민들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소규모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환자들이 상급 종합병원으로 몰리게 된다는 것이 허 의원의 우려다. 그는 “상급병원들의 중환자실 평가를 보면, 급성 기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폐암, 폐렴, 고관절수술, 췌장암 수술까지 전부 1등급이다”라며 “반면, 중소규모 병원들은 자료도 제출도 잘 안 하고, 평가도 안 하고, 등급조차 없는 경우가 흔하다”라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결국 국민들은 무조건 큰 병원에 가야 유리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큰 병원은 환자가 넘쳐서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동네 병원은 1000곳 개원하면 2000곳이 폐원할 정도로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이 병원 선택에 참고할 수 없을 정도로 평가 정보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허 의원은 “국민들은 암, 당뇨, 고혈압 등을 앓을 때 어느 병원의 어느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좋을지 알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심평원에서 제공하는 평가 결과를 보면 이런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 평가에는 ‘담화혈색소검사이행률’, 급성심근경색증 관련해서는 ‘베타차단제 처방률’과 같은 전문 용어가 나와 있다”며 “이런 항목의 정확한 의미를 국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보냐”고 날을 세웠다.
허 의원은 “국민들은 인터넷 '맘카페'나 경로당에서 입소문에 의존해 병원을 선택하고 있다”며 “환자의 입장에서 알고 싶은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심평원 평가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선민 심평원장은 허 의원의 지적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법률 개선이 선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중소규모 병원의 의료질을 명확히 파악해야 의료 체계가 바로선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심평원의 20년 동안 경험에 따르면 이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정보가 심평원으로 수렴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심평원이 병원들의 정보를 원활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인 개선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의 의료 이용에 도움이 되는 평가를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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