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GM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부사장의 방한으로 전기차 신차 배정을 받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년 연속 적자를 겪어온 데다가 오는 2023년 창원공장에서 생산 예정인 내연 기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외엔 아직 확정된 신차가 없는 만큼 신차 배정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스티브 키퍼(Steve Kiefer)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10일 한국지엠 및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 Technical Center Korea, 이하 GMTCK)를 방문해 차세대 글로벌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위한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 및 노동조합 임원진 등과 만남을 가졌다.
키퍼 사장은 한국지엠 부평공장, 창원공장, GMTCK 청라 주행시험장 등 한국 사업장 내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주요 제품 시운전을 진행하며, 한국 사업장의 진행되고 있는 투자 현황을 살폈다.
그는 특히 2023년부터 GM의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생산을 시작할 창원공장을 방문해 올 상반기 완공된 신축 도장공장을 비롯해 차체 공장 등 신규 설비들에 대한 준비 현황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현재 신형 CUV 생산을 위한 공장 설비 전환 작업이 진행 중이며, 향후 신축 도장공장을 포함해 프레스, 차체, 조립 공장 등 기존 공장 내 신규 생산 설비 공사를 통해 연간 25만 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키퍼 사장은 “창원공장에서 새로운 글로벌 프로그램을 위해 공장과 설비에 상당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GM 한국 팀이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에 이어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제품으로 또 하나의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팀도 한국사업장의 흑자전환을 위해 이 프로젝트가 가진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GM은 오는 2023년 창원공장에서 생산 예정인 내연 기반 CUV 외엔 아직 확정된 신차가 없는 상태다. 게다가 GM 본사가 올 초부터 오는 2025년까지 약 40조원을 투입해 30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오는 2035년까지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단 전동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한국GM은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볼트EV·EUV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특히 부평2공장의 경우 금명간 단종 가능성이 높은 트랙스·말리부를 대체할 후속 물량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GM으로선 전기차 등 미래차 배정은 향후 생존이 걸린 과제다.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GM과 산은이 공적자금 지원을 대가로 향후 10년간 생산·고용 유지에 합의한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없다면 약속이 끝나는 2030년 전후론 철수론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 키퍼 사장이 GM 본사 내 의사결정 2인자로 평가되는 만큼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GM에 전기차 배정 등 새로운 생산계획에 대해 언급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키퍼 사장은 오는 12일 국내 미디어와의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GM의 모빌리티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과 한국 사업장의 역할에 대해 공유할 예정이며, 특히 GM의 국내 시장에 대한 비즈니스 전략 및 계획에 대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