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3일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결과를 바탕으로 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안을 발표했다. 조정된 수수료율은 내년 1월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위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를 열기도 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전체 가맹점의 75%를 차지하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220만개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이 현행 0.8%에서 0.5%로 0.3%p 인하한다. 이에 따라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은 약 40% 경감된다.
연매출 3억원~5억원인 가맹점은 1.3%에서 1.1%로 낮춘다. 5억원~10억원 이하는 1.4%에서 1.25%, 10억원~30억원은 1.6에서 1.5%로 인하한다. 수수료가 인하되는 가맹점은 전체의 96%로, 총 4700억원에 달한다.
체크카드의 경우도 연매출 3억이하 가맹점은 0.5%에서 0.25%, 3억~5억원은 1%에서 0.85% ,5억~10억원은 1.1%에서 1.0% 10억~30억원은 1.3%→1.25%로 인하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2012년 적격비용 기반 수수료 제도 도입 이후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연간 2조4000억원 감소하는 등 효과가 크다”면서 “정부는 적격비용 원칙에 따라 카드 가맹점이 부담할 수 있는 비용을 법적·회계적으로 공정하고 타당하게 산정했다”고 말했다.
김병욱 정무위원회 간사(더불어민주당)는 “당정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감안해 영세한 규모의 자영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 부담이 보다 더 많이 경감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승인·정산비용 ▲마케팅비용으로 구분해 적격비용 산출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이번 수수료 부담경감 금액은 47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부담경감 금액 6900억원에서 가맹점 부담 경감을 위해 새로 시행한 정책으로 기경감된 금액(연간 약 2200억원)을 차감했다.
금융위는 수수료율 하락 요인으로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비용 감소와 비대면 영업 확대에 따른 인건비 및 영업비용 등 일반관리비용이 감소를 꼽았다. 또한 온라인 결제비중 증가에 따른 VAN 수수료 비용 감소도 수수료 경감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제도개선 TF팀을 구성해 수수료 재산정 제도를 논의할 방침이다. 카드업계가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적자를 보면서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내년 1분기 중 TF팀을 출범해 적격비용 기반 수수료 제도가 신용판매 부분의 업무 원가와 손익을 적절히 반영하는지 재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차기 재산정 주기도 현행 3년에서 변경 여부를 검토한다. TF팀은 금융감독원, 영세·소상공인단체, 여신금융협회 및 카드사, 소비자단체, 기타 전문가(법률·회계) 등으로 폭넓게 구성될 방침이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카드사의 신용판매 부문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영업 허용 범위를 확대해 소비자 혜택이 과도하게 축소되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