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줄어도 방심 금물… “오미크론 우세종화 불가피”

확진 줄어도 방심 금물… “오미크론 우세종화 불가피”

기사승인 2021-12-29 13:01:31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중증환자 관리에 집중하면서 오미크론 변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29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유행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고, 감소 경향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5283명으로, 지난 3주간 동일 요일의 확진자 수가 7000명대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었다. 7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이날 기준 5329명이며, 앞서 19일(6797명)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낮아졌다.

의료체계 대응 여력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시점인 지난달 1일 당시 중환자 전담병상은 1083개였지만, 현재는 1384개로 증가해 28%가 확충됐다. 준중환자 병상은 455개에서 1086개로 늘어나 631개 병상, 139%가 추가됐다.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약 1만개였으나, 현재 약 1만4000개로 늘어나 38%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병상 가동률도 호전됐다. 병상 가동률이 80% 이하로 떨어지면 배정이 원활해지며, 대기 발생 문제가 해소된다. 70% 이하 상태에서는 병상 운영에 아무런 문제없이 원활하게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중환자 전담병상의 가동률은 앞서 13일 82.6%까지 상승했지만, 현재 74.9%로 낮아졌다. 특히, 수도권의 중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78.7%로 11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했다. 준중환자 병상의 가동률은 63.2%, 중등증 환자를 위한 병상의 가동률은 50.4%로, 중환자실 외에 모든 병상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루 이상 입원을 대기하는 확진자가 앞서 13일 802명까지 늘었지만 어제부터는 대기자가 0명이 됐다. 

11월 비해 위중증·병상가동률 악화… 방심 금물

다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전체적으로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감소세 초입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유행 규모와 중증 환자를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1151명으로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전체적인 유행 규모 감소가 위중증 환자 감소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위중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아울러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도했던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아직도 유행 상황 대비 의료체계 여력이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달 첫째 주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134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329명으로, 당시의 2배를 초과하는 규모다. 

위중증 환자 발생 수치 역시 악화했다. 지난달 첫째 주 365명이었지만, 현재는 1151명으로 3배 이상 많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지난달 6일 기준 50.8%였지만, 현재는 전날 기준 74.9%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총 유행 규모 자체는 감소세로 전환된 초입 단계로 보이지만, 아직도 위중증 환자는 계속 증가해 역대 최대치”라며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가 커진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확실하게 반전되어야 코로나19 유행의 위험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수… “결국 국내 우세종 된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국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사례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한 감염력을 보이며 불과 1개월 내외의 기간 우세종으로 전환했다. 우세종 전환 과정에서 확진자 규모는 2~3배까지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도가 델타 변이와 비슷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를 대상으로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중증도는 델타 변이 대비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빠른 전파력으로 확진자를 급증시킬 가능성이 높고, 백신 효과를 제한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종합적인 위험도는 델타 변이 대비 낮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해외유입관리를 오미크론 변이 확산의 최우선 과제로 상정하고 있다. 27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445명 중 미국, 영국, 남아공 등 해외유입 사례는 181명이다. 이는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40.6%에 해당한다. 해외유입으로 인한 지역사회 확산 사례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은 78%까지 증가한다. 

이에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입국검역 강화조치가 다음달 7일부터 2월3일까지 4주 더 연장된다. 모든 입국자에 대한 10일간의 격리 조치가 유지된다. 격리면제서 발급이 최소화되고, 남아공 등 11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도 계속된다. 입국 시 사전 PCR 확인서 기준을 발급일 기준 72시간에서 검사일 기준 72시간으로 강화된다. 

격리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트래블 버블’도 당분간 일부 이용할 수 없다. 싱가포르에서 국내로 오는 항공권의 신규판매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대상은 이날 0시부터 다음달 20일 24시 이전 도착하는 직항 항공편이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측 역시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는 항공권의 신규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이미 예약된 항공권을 통해 입국하는 경우 격리면제는 유지된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지난주 표본 분석한 결과, 국내 지역사회에서의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1.8% 정도”라며 “다만, 세계 각국의 상황을 보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델타 변이보다 (전파 속도가) 2~3배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이) 다소 천천히 증가하고 있지만, 언제 이 확산 속도가 가팔라질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결국 어느 시점상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를 대체해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화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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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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