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첫 사망자 발생… “감기·경증 인식 곤란해”

오미크론 첫 사망자 발생… “감기·경증 인식 곤란해”

기사승인 2022-01-03 13:33:55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국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가운데 첫 사망사례가 나왔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도를 신중히 파악하고 있으며, 치명률이 낮다는 보고를 근거로 방역의 긴장을 완화하기는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광주 소재 요양병원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90대 확진자 2명이 지난달 27일과 29일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대상 역학조사와 연구를 통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 중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에 따라 방역 전략 일부를 변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그에 앞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의 감염력, 위중증 및 치명도, 예방접종 효과성 등에 대해 분석하고 전문가들과 기초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런 정보를 확인해야 어떤 식으로 유행 양상이 바뀌고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할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도가 과소평과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는 위중증화 비율과 치명률이 델타 변이와 비교해 낮다고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와 유사하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하지만 감염력은 델타 변이보다 오미크론 변이가 2~3배 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오미크론형 확진자가 발병 후 배출하는 바이러스의 시기별 배양 정도를 측정한 결과, 배양 가능한 기간은 증상 발현 후 10일 이내로 관찰됐다. 이는 그간 확인된 기존 바이러스 및 알파형·델타형 변이바이러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배양 양성율을 비교하면 델타형은 36%인데 비해 오미크론형은 56%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에 델타형보다 오미크론형이 더 잘 감염돼, 전파력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대부분 경증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파 속도 델타 대비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중증화율에 대해 충분한 자료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가 명확히 경증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는 걱정하지 안아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형성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덜 위험하다고 판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긴장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피해는 감염규모에 중증화율, 치명률, 위중증 정도 등을 모두 합산해 평가한다”며 “치명률이 절반으 낮아져도, 전체 확진자 규모가 2~3배로 증가하면 사망자 발생과 피해 정도는 더 커진다”고 우려했다.

백신 접종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현재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대부분은 미접종 확진자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진자를 단기간 내 급증시키면, 의료체계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게될 위험이 크다. 현재 국내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백신 미접종자는 약 7%로 파악됐다. 그러나 전체 확진자 중 미접종자 비율은 30% 수준이며,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에서는 53%를 차지한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 중환자나 사망자의 53%가 미접종자라는 사실은, 의료체계 절반 이상이 미접종자에게 할애되고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미접종자 감염을 줄이면, 그만큼 의료체계 여력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을 비롯해 거리두기, 방역패스 적용 등의 조치 없이 확진자 규모를 통제하고 의료체계를 안정화하는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진자는 111명 추가 확인됐다. 해외유입 101명, 국내감염 10명 등이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 누적 확진은 해외유입 703명, 국내감염 615명으로 총 1318명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3∼4시간 내로 확인할 수 있는 신속 PCR 검사 시약을 도입, 변이 확진자를 적극적으로 발견하기에 나섰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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