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이 또 역사를 갈아치웠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노리치 시티와 맞대결에서 2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은 팀이 3대 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5분 루카스 모우라의 도움을 받아 팀의 4번째 골을 터뜨렸다. 5분 뒤에는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드리블 돌파한 뒤 오른발로 공을 감아 차 완승의 마침표를 찍으며 득점왕 타이틀 획득을 확정 지었다. 시즌 22·23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역사를 새로 쓴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은 물론 유럽 5대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2017~2018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이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가 21골을 넣고 득점왕에 오른 적은 있지만, 네덜란드 리그는 빅리그에 분류되지 않는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왕에 오르는 데 페널티킥 득점 없이 필드골로만 23골을 넣었다. 살라는 23골 중 5골을 페널티킥으로 작성했다. 역대 EPL 득점왕 중 페널티킥 득점이 하나도 없던 선수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010-2011·20골), 루이스 수아레스(2013-2014·31골), 사디오 마네(2018-2019·22골) 3명뿐으로, 손흥민이 이들의 뒤를 이어 네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 17골을 넣어 자신의 한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운 그는 한 시즌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1골(1도움)을 포함하면 올 시즌 공식전에서 총 24골(8도움)로 지난 시즌 작성한 자신의 한 시즌 공식전 최다 골(22골) 기록도 넘었다.
지난 시즌 기록한 개인 최다 공격 포인트 27개(17골 10도움)을 넘어 30개(23골 7도움)를 올렸다. 살라(36개, 23골 13도움)에 이어 리그 2위다.
또한 지난 2일 레스터 시티전에서 2골을 넣으며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과 본인이 갖고 있던 한국 축구 선수의 유럽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인(17골)을 넘은 바 있다. 최종적으로 차 전 감독의 기록보다 6골을 더 넣었다.
영혼의 파트너인 케인과 EPL 통산 최다 합작골 기록 경신도 빼놓을 수 없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올 시즌까지 41골을 합작하며 첼시의 레전드인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36골)를 넘어 새 역사를 썼다.
이밖에 올 시즌 총 14번으로 리그 최다 ‘킹 오브 더 매치'(King Of The Match)’에 오른 손흥민이다. KOTM은 팬들이 직접 뽑는 경기 MVP로, 13회의 살라를 제치고 최다 수상자가 됐다.
1~2경기만 부진해도 경기력 비판에 시달리던 손흥민이지만, 확실한 결과로 그는 월드클래스임을 증명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도 "손흥민은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고 고개를 내저은 적이 있지만, 손흥민은 이제 어엿한 월드클래스 선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